두산, 5-3 넥센 제압
김광수 감독대행 첫승
‘4연승’ 삼성, 2위 점프
김광수 감독대행 첫승
‘4연승’ 삼성, 2위 점프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펼쳐진 14일 잠실구장 더그아웃은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김광수 두산 감독대행은 이날 처음 반달곰 지휘권을 잡은 터. 김 감독대행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감독 자리에 앉은 기분을 아직 잘 모르겠다. 아침에 출근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다만 ‘오늘 경기에서 내가 작전을 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김광수표 두산 야구’는 어떤 색깔을 보일까. 그는 “예전에 어머님께서 유니폼을 세탁해 주실 때 흙이 묻어 있어야 뭘 좀 했다고 생각하셨다”며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되는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대행이 강조한 ‘허슬 야구’가 나오기 전, 호쾌한 홈런포가 먼저 터졌다. 김현수는 1회말 무사 2·3루에서 상대 선발 나이트의 초구를 받아쳐 우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37일 만에 터진 홈런포였다. 김현수는 이날 3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초보 사령탑인 김 감독대행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골칫거리였던 선발 페르난도 또한 모처럼 5⅔이닝 7피안타 1사사구 3실점의 호투를 보였다. 한국 무대 데뷔 7경기 만에 처음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경기 뒤 “첫승에 대한 특별한 느낌은 아직 없다. 개인적인 첫승보다는 팀에 1승을 보탰다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더그아웃에서 작전을 낼 때 조금 어색한 점이 있었다”며 “선수들에게는 타석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있게 임해서 미련 없는 플레이를 펼칠 것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경기 총평을 묻는 질문에는 “선취점이 빨리 나와서 경기가 쉽게 풀린 것 같다. 페르난도도 선발로 제 역할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대행의 첫승 제물이 된 넥센은 4연패에 빠졌다.
엘지(LG) 에이스 박현준을 무너뜨린 삼성은 4연승의 휘파람을 불면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김상수는 3회말 박현준을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박현준의 천적임을 입증했다. 김상수가 올해 터뜨린 홈런 수는 2개인데 모두 박현준에게서 뽑아낸 것. 상대 전적은 6타수 3안타(2홈런) 2타점.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박현준은 3⅔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며 또다시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엘지는 한화에 역전패를 당한 기아와 함께 공동 3위로 떨어졌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7이닝 5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3실점 투구로 시즌 6승(6패)을 수확했다.
1위 에스케이는 롯데전에서 0-5로 끌려가다가 8-5로 경기를 뒤집으면서 3연승을 달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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