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7일(한국시각), 그날은 악몽과도 같았다. 플로리다 주립대와의 경기. 선발 좌익수로 나서 공을 잡으러 뛰어가다가 동료와 부딪혔다. 목에 강한 충격을 느꼈고 순간 정신을 잃었다. 깨어보니 병원이었다. 하반신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간직해온 메이저리거의 꿈은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최근 생애 가장 기쁜 소식을 들었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그를 지명한 것이었다.
<에이피>(AP) 등 미국 여러 언론들은 신인 드래프트 마지막날에 텍사스가 조지아대에 재학 중인 조너선 테일러(Johnathan Taylor)를 33라운드(전체 1014번째)로 지명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테일러는 조지아대 톱타자였으나 경기 도중 동료 외야수인 잭 콘과 부딪히는 사고로 목을 다쳐 하반신 마비가 온 터. 현재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으며 하루 3~4시간 재활 운동을 하고 있다. 척수 손상이 크지 않아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텍사스가 전체 37번째로 자신을 지명하자 마음의 빚을 덜고자 구단에 테일러를 추천했던 콘은 “정말 흥분되는 소식”이라며 “내가 지명됐을 때 정말 기뻤는데, 조너선이 지명됐다니 더 기쁘다”고 좋아했다. 콘과 테일러는 리틀 리그 때부터 함께 야구를 해온 죽마지우다. 텍사스 스카우트인 킵 패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테일러를 지켜봐 왔다”면서 “텍사스는 그의 열정과 능력을 높이 산다. 때문에 이번 드래프트에서 옳은 일을 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재활 도중 소식을 전해 들은 테일러는 “너무 기쁜 소식”이라고 흥분하면서 “더욱 열심히 재활해서 반드시 그라운드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의 어머니, 탄드라는 “우리 가족 모두 그가 자랑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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