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종범이 4일 문학에서 열린 에스케이와의 경기 도중 관중석의 팬과 말다툼을 벌이자 심판이 와서 말리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 제공
KBO, 이종범에 경고 조처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인 기아(KIA) 이종범(41)이 관중석 팬과의 승강이 때문에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다.
이종범은 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에스케이(SK)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했다가 9회말 우익수 수비 도중 관중석의 한 팬과 말싸움을 벌였다. 외야석 상단의 다른 관중이 던진 맥주캔을 외야 불펜 옆에 있던 다른 관중이 던진 것으로 착각하고 잠깐 시비가 붙은 것. 이종범은 5일 경기에 앞서 “펜스 플레이를 하던 도중 캔이 날아와 움찔했다. 고개를 돌려 객석을 봤다가 그 관중과 눈이 마주쳤고, 순간적으로 그 사람이 던졌다고 오해했다”며 “오해 속에 말이 오가면서 격분하고 말았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프로야구에서 선수와 관중이 승강이를 벌인 가장 큰 사건은 1999년 플레이오프 7차전 때 일어났다. 당시 롯데 소속의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는 6회초 솔로포를 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오다가 관중이 던진 생수병이 급소를 강타하자 격분해 1루 관중석을 향해 방망이를 집어던졌다. 호세는 곧바로 퇴장당했고 이후 출장정지 10경기,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가 추가됐다.
호세 이전에는 해태 김성한이 1988년 경기 도중 주심의 스윙아웃 판정에 항의하다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중 관중과도 시비가 붙어 야구위로부터 엄중경고 징계를 받았다. 해태 서정환 또한 1985년 그라운드로 날아온 빈 깡통을 다시 관중석으로 던졌다가 경고를 당했다.
미국프로야구 등 외국에서는 관중석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을 한 관중을 식별해 경기장 출입을 금지한다. 그러나 한국 스포츠에서 관중이 경기장 출입 정지를 당한 사례는 여태 한번도 없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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