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병규(36·LG), 최승환(33·두산), 이종범(41·KIA), 장성호(34·한화)
이병규·최승환·이종범·장성호
경력 11~18년차 베테랑들
상승세 이끌고 후배에 자극
경력 11~18년차 베테랑들
상승세 이끌고 후배에 자극
가끔 뒷방 늙은이 취급을 당하기도 하지만, 팀이 원할 때 전문가다운 솜씨를 발휘하는 베테랑들이 프로야구에 있다. 이종범(41·KIA), 이병규(36·LG), 장성호(34·한화), 최승환(33·두산) 등이 그들이다.
현역 최고참인 이종범은 목 근육통 때문에 한동안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었다. 지난달 19일 1군에 재합류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 기회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1일 잠실 엘지전에서 9번 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의 성적을 올렸다. 2일에도 볼넷을 하나 골라냈다. 이종범은 “계속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이제 살아났으면 좋겠다”며 “이름값으로 팀에서 써 주는 시대는 끝났다.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엘지 타자들 중 맏형인 이병규는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2일 현재 타율 1위(0.386), 최다안타 1위(64개)에 올라 있다. 출루율(0.427·4위)과 홈런(9개·5위)도 상위권이다. 한때 타격 천재로 불렸던 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셈. 이병규는 일본 진출 뒤 국내 복귀한 지난 시즌에는 타율 0.290, 9홈런 64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는 “내가 잘해야 팀이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시즌 목표는 팀 우승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팀내 야수들 중 가장 연차가 높은 장성호는 꼴찌팀 한화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지난 4월2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타선의 짜임새가 생겼다. 3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는 그는 올 시즌 34경기에서 타율 0.297, 3홈런 14타점을 올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345. 점수를 뽑아내야 할 때 적시타를 쳐주고 있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장성호가 치지 못하면 볼넷으로라도 출루한다. 집중력도 좋아서 중요할 때 쳐주는데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강동우(37) 또한 장성호와 함께 팀 타선을 끌어주면서 최고참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두산 포수들 중 맏형인 최승환(33)은 어수선한 팀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일조했다. 31일에는 3년 만에 1군 무대에서 던진 서동환을 잘 리드해 승리로 이끌었고, 1일에는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의 공을 척척 받아냈다. 2일엔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뽑아내기도 했다. 양의지(부상), 용덕한(부진)의 2군행으로 어수선했던 두산 안방은 베테랑 포수 최승환 때문에 평정을 되찾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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