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년 번갈아 최하위
올시즌엔 2·3·6위로 선전
5월에 모두 승률 6할 넘어
만년꼴찌 LG 상승세 주목
올시즌엔 2·3·6위로 선전
5월에 모두 승률 6할 넘어
만년꼴찌 LG 상승세 주목
2000년대 들어 엘지(LG), 롯데, 기아 세 팀을 지칭하는 ‘엘롯기 동맹’은 우울했다. 2001~08년 세 팀은 번갈아 꼴찌를 했다. 특히 엘지는 8년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분위기는 다르다. 세 팀 모두 ‘5월 공세’ 승률이 6할(13일 현재)을 넘는다.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엘롯기 동맹의 폭발력은 흥행몰이를 주도하고 있다.
■ ‘엘지 신바람’이 돌아왔다 이병규(타격 1위)·박용택(최다안타 1위)·조인성(홈런 2위)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둘러대고 레다메스 리즈-벤자민 주키치-박현준-봉중근-김광삼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은 8개 구단 최고로 손색없다. 특히 다승 선두 박현준(다승 1위)은 13일 넥센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2위 그룹(4승)을 2승 차이로 따돌리고 시즌 6승(1패)을 챙겼다.
분위기도 좋다. 선수들은 한목소리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한다. 박종훈 엘지 감독은 “예전에는 선수들이 침체돼 있고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것이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뒷문지기 김광수가 불안한 게 옥에 티. 그러나 경험이 더 쌓이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믿고 있다.
■ 호랑이굴에서 핀 ‘범꽃’ 기아는 최근 5연승이다. 8일 에스케이전에서 힘겨루기를 하다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연장 10회 극적인 삼중살로 경기를 끝낸 게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됐다. 최희섭 대신 4번 타자로 기용되고 있는 ‘꽃범호’(이범호)의 활약이 눈부시다. 13일 현재 부동의 타점 1위(36개)다. 1번 타자로 복귀한 이용규는 최근 3경기에서 12타수 5안타 4득점으로 활약했다. 윤석민이 제 구위를 찾으면서 윤석민-아킬리노 로페즈-트레비스 블랙클리-양현종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도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 보직 변경 뒤 거침없는 거인 초보 사령탑인 양승호 롯데 감독은 4월 개막달에 홍성흔을 좌익수, 전준우를 3루수로 기용하고, 고원준을 마무리 투수로 썼다. 결과는 참담했다. 7승2무14패(승률 0.333). 5월 들어 양 감독은 고원준을 선발투수로 바꿨고 경험 많은 브라이언 코리에게 뒷문을 맡겼다. 홍성흔과 전준우는 예전처럼 각각 지명타자와 중견수로 돌려놨다. 효과는 나타났다. 롯데는 5월에 위닝시리즈를 이어가면서 13일까지 7승(3패)을 챙겼다. 침체됐던 방망이가 바닥을 찍고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게 크다. 4월 롯데 팀타율은 0.251이었으나 5월에는 0.278로 뛰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라이언 사도스키도 선발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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