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 한화전을 승리하면서 통산 1200승을 올린 김성근 에스케이(SK) 감독이 경기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6개 사령탑 거치며 27년만에
김응용 전 감독 이어 두번째
두산, 최준석 끝내기 희생타
4차례 뒤집기 끝에 엘지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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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에스케이(SK) 감독은 평소 선수들을 “우리 아이들”이라고 칭한다. 선수들의 아버지 노릇을 자청한다. 승리를 했건 패배를 했건 절대 선수 탓을 하지 않는다. 결국 선수를 기용하는 것도, 빼는 것도 감독이라는 논리를 편다. 1승에 대한 중요성도 늘 피력한다. 오늘 간과해버린 1승이 쌓이고 쌓여서 최종 순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 감독은 1승에 전력을 다하고 내일이 아닌 오늘의 야구를 한다. 일부 팬들은 김성근 감독의 이런 야구를 ‘재미없는 야구’라고 폄하하지만 그의 야구로 에스케이는 3차례 우승을 했고 2군에서 최저 연봉을 받던 선수는 1군에서 억대 연봉자로 발돋움했다. “우리 아이들이 잘살게 해줘야 한다”는 그의 약속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야구 장인이 한땀 한땀 일궈낸 승리가 이제 1200승이 됐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4일 대전 한밭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를 7-4 승리로 이끌면서 김응용 전 해태·삼성 감독에 이어 통산 두번째로 1200승 고지를 밟았다. 1984년 오비(OB) 감독으로 처음 취임한 뒤 27년, 2258경기 만이다. 김 감독은 오비, 태평양, 삼성, 쌍방울, 엘지 감독을 거쳐 2006년 말부터 에스케이 사령탑을 맡아 왔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감독을) 참 오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매일매일, 순간순간이 감동적이었고 땀나는 승부였다”고 회고했다. 현재 에스케이 전력에 대해서는 “부상자가 빨리 회복해야 한다. 투수 교체를 잘못해서 놓친 게 5경기쯤 되는데 감독만 정신차리면 된다”고 밝혔다. 늘 그랬듯이 선수들이 아닌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하는 말이었다. 에스케이는 이날 승리로 리그 1위(18승6패) 성적을 이어갔다.
2009년 8월28일 잠실 두산-기아전 이후 614일 만에 평일 매진된 잠실구장에서는 엘지와 두산이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두산은 3-2로 앞서가다가 9회초 2사 1루에서 터진 이병규(LG)의 투런 홈런으로 역전을 허용했으나, 9회말 1사 만루에서 김동주의 밀어내기 볼넷, 최준석의 희생뜬공이 나오면서 경기를 매조지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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