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적
SK와 시즌 첫 대결서 6회초 역전 2타점…‘만년 2군’서 존재감 부각
프로야구 1, 2위 맞대결의 해결사는 ‘윤석민’이었다. 기아 우완 투수 윤석민이 아니라 두산 외야수 윤석민(26)이다.
2011 프로야구 1, 2위 팀인 에스케이와 두산이 시즌 처음 맞붙은 29일 인천 문학구장. 2위 두산은 에스케이 선발 송은범을 3회 조기강판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이후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을 상대로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1-3으로 끌려가던 6회초. 고효준이 불안한 제구력으로 연속해서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뿌리면서 두산은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정수빈의 중전 안타로 1점을 따라간 두산은 고영민이 삼진아웃으로 돌아서며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했다. 이때 김경문 두산 감독이 이종욱 대신 꺼내든 카드가 윤석민이었다. 좌타자 이종욱보다는 우타자 윤석민으로 좌완 투수 고효준에게 맞불을 놓은 것. 윤석민은 고효준의 초구를 냅다 후려쳐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순식간에 점수는 4-3이 됐다.
인창고를 졸업해 2004년 두산에 입단한 윤석민은 그동안 2군에서 많이 뛰었다. 2008년 공익으로 입대했다가 2010년 5월 제대하면서 서서히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2군에서 65경기만 뛰었는데도 홈런이 17개나 됐다. 자연스레 ‘우완 거포’라는 꼬리말이 따라붙었다. 착실한 캠프 생활로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서 올해는 1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곧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2군에서 타율 0.460 3홈런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면서 29일 다시 부름을 받았다. 좌완 투수가 많은 에스케이전을 대비한 비밀병기였던 셈. 윤석민은 이날 경찰청과의 2군 경기를 마치고 부랴부랴 1군에 합류했다. 윤석민의 결승타에 힘입어 두산은 에스케이에 4-3 역전승을 거두고 에스케이와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줄였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다승 단독 1위(4승)가 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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