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전패…자책점도 8.27
“체인지업 각도 무뎌져”
판정변화·심신혹사 분석도
타자들은 “여전히 위협적”
“체인지업 각도 무뎌져”
판정변화·심신혹사 분석도
타자들은 “여전히 위협적”
‘괴물’ 류현진(24·한화)이 위기다. 개막 보름째 단 무승3패다. 평균자책은 8.27에 홈런은 4개나 허용했다. 볼넷 허용은 9이닝당 7.16개꼴이다. 지난해(9이닝당 볼넷 2.80개)와는 천양지차다. 승리 보증수표인 ‘괴물’은 ‘인간’이 돼버렸다.
■ 비상걸린 체인지업 14일 문학에서 류현진의 공을 지켜본 김성근 에스케이(SK) 감독은 “변화구 컨트롤이 잘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변화구 제구가 안 되니 150㎞를 넘나드는 직구도 위력이 반감됐다. 8일 한화전을 치렀던 엘지(LG)의 이성준 운영과장도 “직구 제구력은 괜찮았다. 그런데 체인지업이 안 떨어지고 높은 쪽으로 밀려들어왔다”고 귀띔했다.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지금껏 알고도 못 친다고 할만큼 막강한 위력을 뽐냈다. 그러나 올해 체인지업 제구가 흔들리면서 타자들은 체인지업을 버리고 직구만 노려칠 수 있게 됐다. 최정(SK)이나 윤상균(LG)은 모두 류현진의 직구를 두들겨서 3점홈런을 만들어냈다.
김정준 에스케이 전력분석 코치는 류현진의 볼넷에 주목했다. 김 코치는 “스트레이트 볼넷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 3경기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5개나 내줬다. 자신이 원하는 코스 대로 공이 안 간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류현진의 투구 밸런스가 안 좋다”며 “예전과 달리 공을 던질 때 몸이 앞으로 쏠린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 또한 “투구폼이 약간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구단의 전력분석원은 “젊은 심판들이 예전에는 (스트라이크로) 잡아줬던 코스의 공을 안 잡아준 탓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젊은 심판들은 보통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본다. 2일 롯데전 구심은 베테랑 나광남 심판이었으나 8일 엘지전(권영철 심판), 14일 에스케이전(이기중 심판)은 10년차 이하 심판들이었다.
■ 심신이 지쳤다? 타석에 섰던 선수들은 류현진의 공이 예전만큼 위협적이라고 했다. 엘지 이병규는 “류현진의 공은 여전히 최고다. 다만 경기 중반 이후 직구 종속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에스케이 정근우는 “공은 치기 어려운데, 수비 쪽에서 도움을 안 주다보니 흔들리는 것 같다”고 평했다. 류현진은 14일 에스케이전에서 3회까지 잘 던지다가 4회 이후 야수들의 실책성 수비가 겹치면서 무너졌다. 유격수 이대수가 땅볼 처리를 늦게 하는 바람에 내야 안타를 내줬고, 결국 최정에게 3점 홈런을 두들겨맞았다. 5회에도 1루수 정원석의 실책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8일 엘지전에서도 4회 윤상균의 홈런 뒤 좌익수 최진행이 이병규에게 실책성 2루타를 내주면서 류현진은 대량실점했다. 수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류현진 스스로 해결하려는 압박감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내야 땅볼 유도보다는 삼진으로 타자를 돌려세우려다보니 실투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류현진은 현재 모든 기록은 안 좋은데도 탈삼진만은 20개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혹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공은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부터 좋지 못했다”며 “몸상태만 괜찮으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다. 현재의 부진은 그동안 누적된 피로 탓도 있다”고 했다. 2008년(165⅔이닝)을 제외하고는 2006년부터 매해 180이닝 이닝을 던져왔고, 세계야구클래식(WBC)과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많은 공을 뿌리면서 피로가 누적됐다는 것이다.
팀 공격력이 약하다보니 1~2점으로 막으면서 7~8이닝을 버텨야 하는 상황이 이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야구 관계자들은 “정신적으로 굉장히 피곤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박찬호 데뷔전 ‘승엽이가 안 도와주네’
■ 모스크바 ‘슬픈’ 지하마을
■ 숨 쉬러 갔으나 공기가 없네
■ 추악한 삶의 백과사전
■ 야구전문 여성아나운서 ‘춘추전국시대’
■ 홍정욱의 ‘반란’…“물리력 반대” 4달전 약속 지켰다
■ 춘천 MBC 노조 “엄기영쪽, 선거보도에 압력행사”
류현진의 체인지업 변화 & 과거 성적과 올해 성적
<한겨레 인기기사> ■ 박찬호 데뷔전 ‘승엽이가 안 도와주네’
■ 모스크바 ‘슬픈’ 지하마을
■ 숨 쉬러 갔으나 공기가 없네
■ 추악한 삶의 백과사전
■ 야구전문 여성아나운서 ‘춘추전국시대’
■ 홍정욱의 ‘반란’…“물리력 반대” 4달전 약속 지켰다
■ 춘천 MBC 노조 “엄기영쪽, 선거보도에 압력행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