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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정근우 “지금 시즌 끝났으면…”

등록 2011-04-13 19:29

정근우 선수
정근우 선수
홈런 3개로 공동 1위
타격·장타율 등 선두
“욕심 안부리고 스윙”
만약 2011 프로야구가 12일로 종료됐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프로야구는 역사상 가장 몸집이 작은 홈런왕을 배출했을 것이다.

12일 현재 홈런 공동 1위(3개)에는 코리 알드리지(넥센), 박정권(SK) 같은 몸이 좋은 선수를 비롯해 정근우(SK) 이대수(한화) 등 체구가 작은 선수도 올라 있다. 특히 1m72의 단신인 정근우는 홈런을 비롯해 타격(0.483), 최다안타(14개), 장타율(0.828) 부문에서 단독 혹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그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지금 당장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정근우가 지난해 때려낸 홈런수는 고작 2개. 그런데 개막 2주 만에 벌써 3개나 터뜨렸다. 주변 사람들은 “초반에 너무 많이 쳤다”고 농을 친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만 타격 페이스가 나빴던 것”이라고 항변한다. 실제로 정근우는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 해마다 8~9개의 홈런을 때려왔다. 올해는 데뷔 처음 두자릿수 홈런이 보인다. 그는 “타석에서 집중력도 생겼고, 스윙 느낌이 좋아 내 스윙을 하는 것 같다. 벌써 (홈런을) 3개나 쳤다니 참 뿌듯하다”고 했다. 이어 “서른살이 됐다고 아내가 보약이며 마늘즙이며 몸에 좋은 것은 다 챙겨준다. 아마도 그것 때문에 힘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정근우가 욕심내는 것은 홈런이 아니다. 자신은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득점에는 욕심이 많다. 1번 타자인 자신이 출루해서 바지런히 뛰어다니면 홈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고, 이는 팀 승리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타이틀에도 마음을 비웠다. 2009년 수위 타자 경쟁을 하다가 막판에 힘이 부쳐 타이틀 경쟁에서 밀려난 경험이 있다. 그는 “욕심 안 부리고 내 스윙을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재훈(3), 지완(1)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정근우. 아빠의 홈런 타구에 눈이 동그래지는 큰아들 재훈이는 오늘도 아빠 손을 붙잡고 말한다. “오늘도 꼭 안타 2개 때려야해!”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정근우는 또다시 득점 사냥에 나선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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