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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홈런왕 이름 물려받고 전설 향한 첫 홈런 쐈다

등록 2011-04-06 20:39수정 2011-04-06 21:52

최현의 고교시절 모습. 최현 페이스북
최현의 고교시절 모습. 최현 페이스북
홈런왕 ‘행크 아론’ 닮으라고
할아버지가 ‘행크’로 작명
18살 아시아계 첫 1차 지명
“WBC서 태극마트 달고파”
최현, 메이저리그 시즌 첫 경기

‘콩거’라는 성(姓)은 그가 여섯살 됐을 때 아버지 최윤근씨가 이모부 야드리언 콩거씨의 양자가 되면서 얻게 됐다. 당시 할아버지가 그에게 장난스레 지어준 이름은 행크. 메이저리그 전설의 홈런타자 행크 에런을 닮으라는 뜻이었다. 행크 콩거. 미국인 같지만 그는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자랐고, ‘최현’이라는 이름이 박힌 여권을 갖고 있는 한국인이다. 한국말은 서툴지만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고 2013년 세계야구클래식(WBC)에 참가하고픈 꿈을 가진 스물세살 청년이기도 하다.

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엘에이(LA) 에인절스의 메이저리그 경기. 구릿빛 피부를 가진 동양인 선수가 에인절스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2011 시즌 처음으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최현이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이라 떨리기도 했겠건만 최현은 선발 투수인 제러드 위버의 공을 척척 받아냈다.

수비도 수비였지만, 방망이도 춤을 췄다. 최현은 팀이 3-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카운트 1-0에서 탬파베이 선발 제프 니먼의 2구째 바깥쪽 변화구를 끌어당겨 우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지난해 9월12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대타로 메이저리그 신고식을 치른 뒤 빅리그에서 생애 처음 맛보는 손맛이었다. 이날 타격 성적은 4타수 1안타. 팀은 5-3 승리를 거뒀다. 마이크 소샤 에인절스 감독은 “콩거(최현)가 오늘처럼만 한다면 앞으로 출전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현은 이날 경기 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이 높이 뜬 줄만 알았는데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그 순간 너무 좋았고 흥분됐다”고 밝혔다. “생애 첫 메이저리그 홈런을 한국에서 응원해준 팬들과 가족들에게 바치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시즌 첫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데 대해서는 “훈련하면서 전광판에 뜬 선발 라인업을 보고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경기 전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준비를 잘하려고 했다”며 “위버가 오늘 잘 던졌다”고 말했다.

최현이 처음부터 야구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 덩치가 다소 있던 그는 어릴 적 농구를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11살 때 야구의 매력에 빠져들어 농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야구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포수로 뛴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다. 그는 “포수는 거의 모든 공을 처음 잡는다. 공을 받는 게 너무 재미있어 포수라는 포지션이 정말 좋다”고 했다.

최현 프로필
최현 프로필
그는 2006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1라운드(전체 25번째)에 지명됐다. 계약금은 135만달러. 이후 루키리그부터 트리플 A까지 4년 동안 메이저리그 데뷔를 준비해왔다. 허리와 어깨수술,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힘든 마이너리그 시절을 보냈지만 빅리그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인 올스타 퓨처스 게임에 출전해 대형 홈런을 터뜨리면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히기도 했다.

현재 에인절스의 주전 포수는 제프 메티스이다. 소샤 감독은 팀이 개막 후 1승3패로 부진하자 최현을 선발로 출전시키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현재 에인절스 25인 출전선수명단(로스터)에는 최현과 메티스 외에 또다른 포수인 보비 윌슨이 있다. 셋 중 한 명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할 운명이다. 때문에 최현은 짧은 시간 안에 그의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6일 경기는 공수에서 그의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최현은 “올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성장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더불어 “그동안 태극 마크를 꿈꿔 왔다. 국가대표팀에 뽑혀 세계야구클래식에도 뛰어보고 싶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그는 “나는 한번도 미국인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나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한국인”이라고 강조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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