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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앗 병살타 -4점…얏 결승타 +5점

등록 2009-12-23 22:26

한 구단 주요사항 고과표 (※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야구 연봉고과의 비밀…행동 하나하나 점수화
연봉수준별 필요점수 다르고 내야수가 더 유리
프로야구 연봉협상 테이블. 10분이면 끝나는 협상이 있는 반면, 장장 6시간 이상 앉아서 시간만 흐르는 경우도 있다. 구단들이 협상테이블 자료로 준비하는 것은 연봉고과다. 연봉고과에는 정규리그 133경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대외비’인 프로야구단 연봉고과 산정 과정을 에스케이, 두산, 엘지 관계자에게 물었다.

■ + 혹은 - 프로야구 선수들은 그라운드 안 행동 하나하나가 점수화된다. 1군에 등록되는 순간부터 선발 라인업에 끼는 것 자체만으로 + 점수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수비할 때 공을 많이 처리하는 내야수가 외야수보다 + 점수 받기가 수월하다. 물론 병살 처리 미숙 등으로 - 점수를 받을 위험에도 많이 노출돼 있다. 그래도 수준급의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는 대부분 팀에서 높은 고과를 받는다. 타자는 평범한 땅볼을 치더라도 +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무사 2루에서 주자를 3루로 진루시켰을 때 같은 경우다. 선두타자로 출루했을 때도 + 점수를 받는다. 반대로 선두타자를 출루시키면 투수에게 - 점수가 매겨진다.

에스케이는 타자에 대해서 75항목, 투수에 대해 73항목을 평가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대 투수와 7구 이상 가는 실랑이를 벌이면 +1점을 받는다. 병살타를 치면 -4점, 주루사 등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가 나오면 -5점이 주어진다. 5경기 이상 연속안타를 쳐도 그 시점부터 점수가 +된다. 타점이 포함된 결승타는, 안타와 타점 그리고 결승타에 대한 개별 점수가 따로 매겨지기 때문에 +5점 이상이 주어진다. 투수들은 불펜에서 워밍업을 할 때마다 점수를 받는다. 경기에 투입되지 않아도 이닝마다 몸을 푸는 수고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구원승이라고 해도 뒤지고 있을 때 등판했다면 선발승과 똑같은 + 점수를 준다. 에스케이 중간계투진이 다른 구단 계투진에 견줘 연봉이 비교적 높은 이유 중 하나이다.

두산의 경우는, 경기에 승리했을 때 포수에게 +2점을 더 준다. 투수 리드에 대한 점수라고 치면 된다. 두산의 전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는 한 경기 고과점수로만 70점 가까이 받은 적이 있다. 팀 역사상 최고였다. 선발승 외에도 삼진, 이닝, 자책점 등에서 + 요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시즌 22승을 올렸던 2007년 당시 시즌 고과점수도 1200점 가까이 됐다. 이 또한 역대 최고점이었다.

엘지는 연봉고과 만점이 500점이다. 보통 450점 안팎이면 당해연도 시즌 최고 연봉고과자가 된다. 엘지의 연봉고과 시스템은 투타 20개 대항목, 세부적으로는 200여개 항목으로 나뉜다. 고과 산정 프로그램이 있고 상황을 거기에 맞게 대비하면 그날의 고과점수가 나온다. 연봉별로 필요 고과점수가 있고, 그에 맞춰 연봉이 책정된다. 곧 2400만원 연봉자는 50점을 채우면 인상요인이 생기지만, 1억원은 200점 이상이 돼야만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식이다.

■ 고과≠연봉 구단들은 100% 고과만으로 연봉을 책정하지는 않는다. 팀 성적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한 예로 7년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엘지는, 지난해 개별 연봉을 무조건 20% 깎은 뒤 이를 기준점으로 고과별로 올 시즌 연봉을 책정했다. 올해는 ‘팀 성적 70%(일률적으로 10% 삭감)+개인 성적 30%’의 기준으로 내년도 연봉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다. 연봉이 1억원인 선수는 70%인 7000만원에서 10%를 깎고, 3000만원에 대해서만 선수별 고과에 따른 인상·인하액을 적용하는 식이다. 엘지 연봉협상 관계자는 “일반 회사로 치면 회사는 파산 직전인데 개인 영업실적이 높다고 해서 연봉을 많이 올려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엘지는 미미하기는 하나, 수치화된 고과 외에 트레이너 등의 평가도 연봉 산정 때 포함시킨다. 성실성 등을 보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개인별 연봉고과 산정에는 정규리그 성적만 대상이 된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따로 수치화돼 배당금이나 보너스를 나눌 때 보전해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등의 프리미엄이 연봉 산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 기아처럼 말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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