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라! 비싼 분들 납신다
평균 24%, 기아 선수 예상 웃도는 연봉인상 폭
안치홍 200%↑ 김상현·최희섭·양현종 대기중
안치홍 200%↑ 김상현·최희섭·양현종 대기중
가을걷이를 잘했더니 겨울이 따뜻하기만 하다. 12년 만에 우승 감격을 누린 호랑이네 이야기다.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선수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연봉협상에서 큰 폭의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대박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엄이 예상을 웃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에이(A)급 선수들은 1억원 안팎의 보너스까지 챙길 것으로 보여 어느 때보다 훈훈한 연말을 맞고 있다.
연봉 인상의 신호탄은 신인 내야수 안치홍이 쏘아올렸다. 올해 최저연봉인 2000만원을 받았던 그는 200%가 오른 6000만원에 사인했다. 정규리그 성적(타율 0.235, 14홈런)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쳤지만, 한국시리즈 때 팀 기여도가 반영됐다. 투수 손영민은 4300만원에서 4700만원이 인상(109.3%)된 9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올해 5승2패 1세이브 12홀드 방어율 2.97로 든든한 불펜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백업 내야수 박기남도 연봉이 35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뛰었다.
기아의 재계약 대상자 56명 중 11일까지 연봉협상을 마친 선수 29명 가운데 24명의 연봉이 인상됐고 3명이 동결됐으며, 삭감된 선수는 2명에 그치고 있다. 평균적으로 연봉이 24% 올랐다. 남아 있는 선수들은 김상현, 최희섭, 이종범, 양현종, 유동훈 등 대부분 주전급들이다.
이들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이는 역시 김상현이다. 올해 홈런·타점왕을 쓸어담으며 ‘만년 기대주’의 설움을 떨쳐버린 그의 올해 연봉은 5200만원이었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 타자 인상률인 200%는 떼놓은 당상이고, 현재 300% 인상률에 도전하고 있다. 300%가 인상된다면 김상현은 단박에 2억원대(2억800만원) 연봉자로 우뚝 선다. 프로야구 각종 시상식에서 받은 상금으로만 이미 자신의 연봉 이상을 벌어들인 김상현으로선 그야말로 ‘대박의 해’를 맞은 셈이다.
올해 연봉이 1억5000만원 삭감됐던 최희섭도 다시 지난해 연봉(3억5000만원)만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고 투수 고과 1위를 기록한 양현종은 이미 구단으로부터 연봉 1억원을 제시받은 상태다. 올해 연봉은 3500만원이었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종범(연봉 2억원)이나, 철벽 마무리 솜씨를 보여준 유동훈(9000만원)의 인상액도 기대를 모은다.
올해 기아의 연봉총액은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37억2400만원이었으며, 내년 연봉총액은 규모 면에서 20% 정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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