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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미·일, 야구선수 노동자 인정…노조는 소통창구

등록 2009-12-03 21:18

외국사례로 본 프로야구 노조
FA제도·최저연봉 인상 등 선수들 권익 향상
한국 구단들 “적자 내는 우리와 환경 다르다”
프로야구선수협회가 노동조합 설립을 결의했다. 한국야구위원회 및 구단들과의 소통 창구가 없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보다 먼저 프로야구가 생긴 미국이나 일본은 어떨까.

미국 메이저리그선수노조(MLBPA)의 태생은 18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당시에는 사교모임 성격이 강했다. 노동조합 성격을 띠기 시작한 것은 1966년 전미금속노조 임원 출신의 노동전문가 마빈 밀러를 영입하면서부터다. 밀러는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서 사업자로 보는 것은 부당하며, 가장 기본적인 노동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노조 설립의 이유를 피력했다. 그는 곧바로 최저임금을 6000달러에서 1만달러로 올리는 성과를 올렸고, 82년까지 위원장을 지내면서 자유계약제도(FA)를 도입했으며 초상권과 연금 문제 등을 해결했다.

메이저리그선수노조는 71년 이후 지금껏 5차례 파업을 단행했고, 메이저리그사무국은 3차례 직장폐쇄로 맞섰다. 가장 최근의 파업은 94년 8월부터 95년 4월까지 이어졌으며, 월드시리즈를 포함해 사상 최초로 전체 포스트시즌 일정을 무산시키며 샐러리캡(연봉상한제) 도입 저지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는 현재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샐러리캡이 없는 유일한 리그로 남아 있다.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은 66년 처음 노동조합 설립을 시도했지만 사무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1980년 일본프로야구선수모임회를 발족시킨 뒤 서서히 노동조합으로의 전환을 시도했고, 지바 롯데가 다카하시를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을 계기로 1985년 선수노조(JPBPA)를 출범시켰다. 일본 노동부는 처음에 ‘프로야구 선수는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으나, 행정소송을 통해 일본 법원이 ‘노동자의 지위를 갖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노동조합으로서의 단체교섭권을 가지기 때문에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하면서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92년 자유계약선수제도 도입을 관철시켰고, 최저연봉 인상, 연금액 증액 등을 이끌어냈다. 2000년엔 대리인(에이전트) 제도도 도입했다.

일본프로야구선수노조는 일본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2004년 시즌이 한창이던 9월18일부터 이틀 동안 파업을 실시했다. 오릭스와 긴테쓰의 합병으로 인한 선수들의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 신생 구단의 리그 참가를 허용해달라는 요구였다. 이틀 동안의 파업으로 일본 구단들은 입장료와 중계권료 등으로 대략 200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이나 일본 선수회의 노조 전환은 고용주라 할 수 있는 구단들과의 소통 창구를 열어주면서 선수들의 권익 향상에 일조했다. 하지만 한국 구단들은 한국 프로야구가 미·일 프로야구와는 그 태생과 환경이 다르다고 말한다. 미·일 프로구단은 자체 수익 모델이 있고, 흑자를 내는 구단이 적지 않지만 한국 프로야구단은 야구장 사용 등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아직까지 구단별로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단들이 “노조 도입은 시기상조”이며 “노조가 탄생하면 8개 구단 중 4개 구단은 없어진다”는 극단적 발언까지 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권시형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구단들이 말하는 적자는 장부상의 적자일 뿐이다. 당장 기아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 효과가 2000억원이 넘는다는 보고가 있다”며 “굴지의 대기업들이 28년 동안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면서도 야구단을 운영한 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적자 운운하는 것은 케케묵은 논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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