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기아 이종범, SK 정상호
올해 한국시리즈 6번 타자 활약에 갈려
기아 이종범-SK 정상호 ‘고육지책’ 성공
기아 이종범-SK 정상호 ‘고육지책’ 성공
올해 한국시리즈는 ‘6번 타자’가 승부수다. 6번 타자가 치면 이기고, 못 치면 진다. 적어도 1~3차전까지는 그랬다.
김성근 에스케이 감독은 19일 열린 3차전에서 6번 타자로 포수 정상호를 내세웠다. 1·2차전에서 연속 경기 홈런을 때려내는 등 물오른 그의 방망이를 믿었다. 김 감독은 “1·2차전은 기아가 잘해서 우리가 진 게 아니다. 우리가 못 해서 진 거다”라며 “1·6번 타순에서 계속 찬스가 왔는데 한 번도 못 쳐서 타순을 바꿨다”고 했다. 1·2차전에서 에스케이 6번 타자로 나선 김재현과 이호준은 모두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3차전에서 6번 타자로 나선 정상호는 1-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1루에서 우중간 2루타를 뽑아내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기아는 1·2차전에서 타격감이 좋은 베테랑 이종범을 6번 타자로 내세워 재미를 봤다. 에스케이 배터리는 4번 최희섭, 5번 김상현을 신경쓰느라 이종범을 간과했고, 이종범은 중요할 때마다 적시타를 때려냈다. 1차전에서 결승타점을 올리는 등 1· 2차전 성적이 6타수 3안타(0.500) 3타점. 하지만 조범현 기아 감독은 3차전에서 이종범을 3번, 이재주를 6번으로 기용했다. 3번 타자로 출전하던 장성호의 손목이 좋지 않아 쓴 고육지책이었다.
이종범은 그런대로 3번 타자 역할을 해냈으나 이재주는 4회 2사 만루 기회를 무산시키는 등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조범현 감독은 경기 뒤 “이재주가 연습 때는 잘 쳤는데 4회에 욕심을 부렸던 게 좀 아쉽다”고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6번 타자가 주목받는 것은 양팀 모두 클린업 트리오의 출루율이 좋기 때문이다. 3·4·5번을 경계하다보니 자연스레 6번 타자에게 자주 기회가 오는 것이다. 양팀은 시리즈 전체를 가늠할 수 있는 20일 4차전에서 나지완(기아)과 정상호(에스케이)를 6번 타자로 내세웠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구단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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