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박찬호가 16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엘에이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7회말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7회말 완벽투구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5-4로 앞선 7회말 무사 2루 엘에이 다저스 공격. 다음 타순은 3-4-5번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였다. 찰리 매뉴얼 필라델피아 감독은 망설임없이 지난달 17일 허벅지 부상 이후 단 한 차례도 실전등판하지 않았던 박찬호를 구원 투수로 올렸다. 그만큼 절박했고 박찬호에 대한 믿음이 컸다.
박찬호는 5만6000명 관중이 입장한 다저스타디움에서 최고 154㎞의 강속구를 뿌려대면서 옛 친정팀 타자들을 하나씩 제압해갔다. 전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쳐낸 매니 라미레스는 3루 땅볼, 4번 타자 맷 캠프는 헛스윙 삼진, 그리고 5번 타자 케이시 블레이크는 2루 땅볼로 솎아냈다. 필라델피아가 왜 재활 중인 박찬호를 애타게 기다렸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동점 위기를 넘긴 필라델피아는 8회초 공격에서 라울 이바네스가 쐐기 3점포를 터뜨리면서 승리를 굳혔다.
16일(한국시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엘에이 다저스의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 필라델피아는 8-6으로 승리하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카를로스 루이스와 이바네스의 3점포가 결정적이었지만, 위기 순간에서 나온 박찬호의 무결점 투구도 단단히 한 몫 했다. 15개 투구(스트라이크 9개)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박찬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홀드를 올렸다. 그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소속이던 지난 2006년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에 섰으며,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공을 뿌렸다.
필라델피아와 다저스의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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