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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벼랑 끝에서 벼른다

등록 2009-10-12 20:53

SK-두산 PO 1~4차전 비교
SK-두산 PO 1~4차전 비교
SK “박정권 부탁해” 두산 “고영민 믿어”
13일 한국시리즈행 단판 승부
참 얄궂은 운명이다. 이젠 벼랑 끝 승부만 남았다.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된 에스케이와 두산. 2연패 뒤 2연승을 올린 에스케이는 2007·2008년에 이어 또다시 두산을 울릴까. 아니면 두산이 달콤한 복수에 성공하며 겨울 악몽에서 탈출할까. 모든 관심은 플레이오프 5차전에 쏠린다.

■ 박정권 대 고영민 1~4차전 동안 양팀 공격은 박정권(SK)과 고영민(두산)이 이끌었다. 박정권은 승부의 고빗길이던 4차전에서 결승 2루타를 때려내는 등 타율 0.438(16타수 7안타), 2홈런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두산 불펜의 핵인 임태훈(두산)을 무너뜨린 게 컸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지목한 고영민은 3홈런 포함, 타율 0.375(16타수 6안타)로 두산 선수들 중 타격감이 가장 좋다. 팀이 올린 11득점 중 6득점이 고영민의 손에서 나왔다. 에스케이는 현재 박정권 외에 최정·정근우 등의 방망이가 살아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산은 에스케이 배터리의 볼배합에 철저히 눌린 김동주·김현수의 ‘한 방’이 절실하다.

■ 불펜 싸움의 추는? 5차전 선발은 카도쿠라 켄(SK)과 금민철(두산)이다. 카도쿠라는 2차전에 선발로 나와 6⅓이닝 3피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금민철도 1차전에서 5이닝 6피안타 2볼넷 1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보여줬다. 1·2차전 투구만 놓고 보면 선발 싸움이 펼쳐질 것 같지만, 오히려 치열한 불펜 싸움이 예상된다. 지면 끝인 상황에서 두 팀 모두 선발 투수를 길게 끌고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양 쪽 벤치의 투수 교체 타이밍과 구원 투수들의 당일 컨디션이 팀 승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 승부의 키는 정신력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경기보다 2~3배의 집중력을 요한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많아 피로감이나 스트레스가 만만찮다. 플레이오프지만 자존심 싸움으로 경기마다 한국시리즈 못지 않은 혈투를 치르고 있는 에스케이와 두산 선수들이 느끼는 긴장도와 피로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집중력 상실은 곧 치명적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1~2차전 때는 에스케이가, 3~4차전 때는 두산이 자잘한 실수를 했다. 실수는 곧 실점으로 이어졌다. 과연 어느 팀의 정신력이 더 강할까.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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