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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알토란 외국인 투수…토종 대포 ‘시너지’

등록 2009-09-24 23:26

‘무서워진 호랑이’ 원동력은
기아가 12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전반기까지 숨죽였던 기아가 1위를 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 뚫기 힘든 방패 잘 뽑은 외국인 투수 두 명이 일을 냈다. 릭 구톰슨과 아킬리노 로페즈는 한국 야구에 완벽하게 적응하며 27승(구톰슨 13승·로페즈 14승)을 합작해냈다. 윤석민(9승)과 양현종(12승)이 든든하게 선발 자리를 지켰다. 평균 자책 0점대 마무리 유동훈은 확실히 뒷문을 잠갔다.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방망이가 극심한 침체기에 있던 4~6월 동안 기아를 지탱한 것은 이중 삼중 방어막을 친 든든한 마운드였다.

■ 소총보다 대포 기아의 팀 타율(0.267)은 8개 구단 중 제일 낮다. 그러나 팀 홈런수(155개)는 한화(164개), 에스케이(160개)에 이어 전체 3위다. ‘C(최희섭)-K(김상현)포’의 위력은 그만큼 강했다. 특히 김상현은 4월 중순 트레이드 이후 황병일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잠재됐던 거포본능을 폭발시키며 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데 밑돌을 놨다. 김상현의 상승세는 최희섭의 거포본능마저 끌어올리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 조갈량의 용병술 승부처에서 족집게처럼 맞아떨어지는 조범현 감독의 용병술은 기가 막혔다. 16일 히어로즈전에서 3회 터진 대타 이재주의 홈런을 포함해, 후반기에만 5차례나 대타 홈런이 터졌다. 대부분 중요한 순간에 나온 홈런포였다. 조 감독은 한 박자 빠른 적절한 투수교체 타이밍으로 역전패 또한 최소화시켰다. ‘데이터+직감’의 조범현 감독 야구는 비로소 ‘기아’라는 울타리에서 ‘조갈량’이라는 이름으로 꽃을 피웠다.

■ 맏형들의 융화력 팀의 맏형이자 정신적 지주인 이종범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후배들을 독려했다. 기꺼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모범을 보였고 어린 후배들에게는 직접 경기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따끔하게 혼내는 ‘호랑이 선생님’ 구실을 했다. 마운드 위에선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이대진이 꿋꿋하게 버티며 타이거즈의 투혼을 일깨웠다. 서재응 또한 ‘더그아웃의 응원단장’을 자처하며 선수들의 단결을 이끌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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