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49) 삼성 수석코치
김인식 감독은 고문으로
1986년 2월. 오비(OB·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한 선수가 대전으로 줄행랑을 쳤다. 구단이 해태 타이거즈로 트레이드하려하자 감행한 도발이었다. 그는 버티고 또 버텼다. 그리고 강하게 요구했다. “새로 대전에서 창단되는 빙그레(현 한화) 이글스가 아니면 야구를 차라리 그만두겠어요!” 당시 오비는 서울로 연고를 이전했고, 빙그레가 대신 대전에 터를 잡게 된 터였다. 그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는 선수시절 은퇴할 때까지 단 한 번도 ‘독수리(이글스)’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지도자가 돼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뒤, 그는 그렇게도 원하던 유니폼을 입는다. 앞에는 ‘신임 사령탑’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한화는 24일 한대화(49) 삼성 수석코치를 차기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대화 감독의 동국대 스승이기도 한 김인식 현 감독은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의 공헌도를 감안해 구단 고문으로 위촉됐다. 한 신임 감독에 대한 구체적 계약조건은 시즌 종료 후 논의된다.
한대화 신임 감독은 대전 출신으로 한밭중·대전고를 거쳐 동국대를 졸업했다. 1983년 오비에서 프로데뷔해 해태·엘지·쌍방울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며, 1997년 은퇴했다. 현역시절 결정적 순간에 중요한 한 방을 터뜨리면서 ‘해결사’로 이름을 드높였고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에는 동국대 감독(1998년~2003년)을 거쳐 2004년부터는 삼성에 둥지를 틀어 선동열 감독을 도왔다. 한 코치는 “한화는 원래 공격력이 좋은 만큼 상대적으로 처진 수비, 주루, 투수력을 키워 투타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하겠다. 무너진 마운드를 제일 먼저 재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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