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박용택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에스케이와의 경기 12회말 주자 1,3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 게리 글로버의 폭투를 틈타 홈으로 파고 들어 득점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히어로즈 이긴 KIA와 1.5게임차…삼성은 공동 4위로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16일 잠실구장. 11회말까지 1-1 평행선을 달리며 무승부의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12회초 1사 후, 에스케이 정상호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엘지 경헌호의 초구 114㎞ 몸쪽 낮은 커브를 걷어올렸다. 타구는 쭉쭉 뻗어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2-1.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7위 엘지의 뒷심이 무서웠다. 12회말 1사 후 박용택과 대타 곽용섭의 안타가 연이어 터지면서 1사 1·3루를 만들었다. 실점 위기에서 에스케이 투수 글로버는 정성훈과 상대하며 유리한 볼카운트(2-0)에서 3구째 바깥쪽 변화구를 던졌지만 정상호가 잡을 수 없는 폭투가 되고 말았다. 3루 주자 박용택이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2-2 동점이 됐다. 구원투수 이승호가 추가 실점을 막아,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비록 13연승은 멈추지 않았으나 1위 기아와 승차가 1.5경기 차로 벌어졌다. 간신히 손에 쥐었던 승기였기에 아쉬움은 더 짙게 남았다.
기아는 ‘조갈량’ 조범현 감독의 초반 용병술이 빛나면서 히어로즈를 9-2로 눌렀다. 조 감독은 2-1로 추격당한 3회초 1사 1·2루에서 이재주를 대타로 기용했다.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았으나 이재주는 좌월 3점 홈런으로 화답했다. 개인 통산 20번째 대타 홈런. 승기를 잡은 기아는 4회에도 3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기아 선발 양현종은 6이닝 5안타(2홈런) 3볼넷 2실점의 호투로 최근 6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12승(5패)을 챙겼다. 두 달여 만에 1군에 합류한 한기주는 9회말 등판해 첫 두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후속 타자를 잘 처리하면서 복귀 신고식을 무사히 마쳤다. 한기주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지난 7월 중순 2군으로 내려가 재활에 힘써왔다. 히어로즈는 0-2로 뒤진 1회말 무사 만루에서 단 1점도 못 뽑은 게 패배의 단초가 됐다.
선발 윤성환의 호투와 최형우·강봉규의 홈런포를 앞세운 삼성은 한화를 6-1로 격파하고 4위 롯데(62승65패·승률 0.488)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윤성환은 7⅔이닝 동안 7안타를 맞았지만 1실점만 내주면서 시즌 14승(4패)을 올려 다승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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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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