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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풀죽은 방망이 기죽은 호랑이

등록 2009-09-10 21:28

김상현(기아)이 9일 SK경기 6회말 삼진아웃된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상현(기아)이 9일 SK경기 6회말 삼진아웃된 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최희섭-김상현 중심타선 침체…1위 장담 어려워
8월 승수 20승4패. 하지만 9월에 올린 승은 2승(5패)이다. 기아의 부진이 심상찮다. 마치 시즌 초반으로 시곗바늘을 돌린 듯 하다. 한때 6.5경기 차로 벌어졌던 2위 에스케이와의 승차는 이제 1경기 차이로 좁혀졌다. 매직넘버는 ‘9’에서 멈춘 채 1주일 넘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기아의 8월 상승세를 이끈 것은 홈런포였다. ‘CK포’로 불리는 최희섭-김상현의 방망이가 함께 불을 뿜었다. 하지만 9월 들어 그들의 방망이가 죽었다. 기아가 5연패에 빠지는 동안 최희섭은 13타수 3안타(0.230)에 그쳤다.

8월에 15홈런 38타점을 몰아쳤던 김상현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5경기 동안 20타수 7안타(0.350)를 기록했지만 갈수록 안타가 실종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고비였던 에스케이와의 2연전에서는 안타 1개(6타수)에 그쳤다. 타점은 1개도 없었다. 삼진은 3차례나 당했다.

방망이 문제는 최희섭과 김상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아 타선 전체가 현재 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루타 및 적시타가 실종됐다. 9일 에스케이와 벌인 경기에서 기아는 1회 무사 1·2루, 3회 무사 1루, 4회 무사 1루, 5회 무사 3루의 기회를 모두 날렸다. 3,4회는 병살타가 나왔고, 5회에는 하위 타선들이 내야 땅볼만 때려댔다. 선발 릭 구톰슨의 구위를 고려하면, 1-0으로 앞선 초반 한두 점만 더 추가했다면 기아는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기아는 ‘CK포’를 포함해 침체기에 들어선 방망이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규리그 1위를 장담할 수 없다. 타순을 조정하는 등 ‘조갈량’ 조범현 감독의 운용의 묘가 필요한 시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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