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상현이 26일 한화와의 광주 경기 5회말 공격에서 시즌 28호 3점 홈런을 친 뒤 두 팔을 벌려 기뻐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한화전 5타점…기아 11대1 대승
삼성은 롯데에 설욕
삼성은 롯데에 설욕
한화 사이드암 투수 정종민(25)의 공은 낯설었다. 2004년 데뷔했지만 이날이 첫 선발등판이었다. 눈에 익지 않기 때문에 기아 타자들은 다소 무기력했다. 하지만 김상현(29)의 방망이는 정종민의 구위에 녹아들지 않았다. 2회말 첫 타석에서는 3루 땅볼에 그쳤지만, 3회말 1사 만루에서는 직구를 노려 빗맞은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5회말 2사 1·2루. 김상현은 앞선 타석과 달리 변화구를 노렸고 이는 적중했다. 볼카운트 0-1에서 122㎞ 커브가 밋밋하게 날아오자 냅다 휘둘렀고, 타구는 왼쪽 외야석을 넘어가는 장외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28호 홈런이자 시즌 104타점째를 쓸어담는 순간이었다.
김상현은 26일 안방 광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5타수 2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기아 타선은 한화 투수들을 상대로 11점을 뽑아냈는데, 절반가량이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99경기 만에 104타점을 올리면서 역대 4번째 최소경기 100타점 기록을 세운 김상현은 “(3회) 행운의 안타가 나와서 100타점을 넘어섰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며 “홈런왕보다는 타점왕에 더 욕심이 난다. 올해 120타점 정도 올리고 싶다”고 했다. 2001년 프로 입단한 김상현이 시즌 100타점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종전 개인 최다타점은 41타점(2007년 LG)에 불과했다.
기아 선발 양현종(21)은 7이닝 2안타 1실점의 호투로 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았다. 최근 5연승과 함께 기아는 이날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관중 기록(47만4494명)을 다시 썼다. 종전 기록은 1996시즌 동안 불러모은 46만8922명이었다.
치열한 4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롯데를 10-1로 대파하며 전날 패배를 되갚았다. 선발 브랜든 나이트가 7이닝 2안타 8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박석민이 홈런 2방을 터뜨리는 등 2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문학 경기는 우천 취소됐고, 잠실 경기도 비 때문에 1회말 노게임이 선언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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