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북일고 선수들이 10일 열린 39회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광주일고를 꺾고 우승한 뒤 먹는샘물을 뿌리며 자축하고 있다. 수원/한국일보 제공
천안 북일고 봉황기 7년만에 우승
이정훈, 취임뒤 첫 영예
광주일고 5-1로 눌러
대회 최다우승팀 우뚝
이정훈, 취임뒤 첫 영예
광주일고 5-1로 눌러
대회 최다우승팀 우뚝
천안 북일고는 올해 좌절감만 맛봤다. 황금사자기 결승에서는 충암고에 졌고, 청룡기 결승에서는 신일고에 무릎꿇었다. 하지만 ‘악바리’ 이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일고는 꺾이지 않았다. 자정까지 운동장에 불을 켜두고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우승 의지를 더욱 다졌다. 이 감독은 운동장 옆 컨테이너에 살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북일고의 이런 노력은 결국 열매를 맺었다. 3수 끝에 봉황대기를 거머쥔 것이다.
북일고는 1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결승에서 선발 투수 김용주의 150구 완투승에 힘입어 광주일고를 5-1로 꺾었다. 2002년 이후 7년 만의 봉황대기 우승. 통산 5번째 정상에 서면서 대회 최다 우승팀으로도 우뚝 섰다.
아마추어 초보 감독으로 첫 우승을 맛본 이정훈 감독은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서 지고 화가 많이 났는데, 선수들이 독한 마음을 먹고 좋은 경기를 해줘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때는 아마추어 지도자 자격증이 나오지 않아 관중석에서 휴대폰으로 작전지시를 했던 이 감독은, 이번 대회에선 더그아웃에 앉아 직접 지시를 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악바리 감독을 만나서 밤 12시까지 연습한 게 성적으로 나왔다. 우리 팀은 다른 팀에 비해 근성이 낫다”고 했다.
1회부터 9회까지 150개 공을 던지면서 마운드를 책임진 3학년 김용주는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결승전 포함 5경기에 등판해 23이닝 동안 1실점만 하는 호투를 보여줬다. 김용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프로야구단에 지명받고 싶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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