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후반기 첫 경기서 3안타
기아 단독 2위 일등공신 기아 타선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 것일까. 기아는 남부럽지 않은 타자들을 보유하고도 그동안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면서 제대로 된 타선을 꾸리기가 힘들었다. 마운드는 8개 구단 최강(팀평균자책 3.71·1위)을 자랑하면서도, 부족한 방망이 실력(팀타율 0.260·8위)으로 경기 때마다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후반기 첫 경기에서 기아 타선은 확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다소 이른 평가이기는 하나 타선의 짜임새가 엿보인다. 일단, 전반기 막판에 1군에 복귀한 이용규가 1번 타자로 득점 루트를 뚫고 있다. 지난 4월7일 광주 에스케이전에서 오른발목 복사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던 그는, 18일 한화전에서 102일 만에 1군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처음에는 경기감각 회복에 다소 시간이 필요할 듯했지만,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보여줬던 투지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 이용규는 후반기 첫 경기인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5타수 3안타 4타점을 터뜨리며 팀이 1192일 만에 단독 2위가 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그는 “그동안 부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히고 있다. 팀 타선 짜임새 살아나
외야수비 안정에도 기여 이용규와 함께 돌아온 2번 타자 김원섭도 테이블세터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필요할 때 볼넷을 골라내는 등 디딤돌 구실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이들이 힘을 내자 중심타자들인 장성호·최희섭도 자극을 받아 방망이를 다시 곧추세우고 있다. 이들은 후반기 첫 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선수들 부상에 가슴앓이를 심하게 했던 조범현 기아 감독도 다소 숨통이 트인 모습이다. 조 감독은 “이용규가 1번 타순에 있으면, 상대 투수들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다”며 “아직 몸이 100%가 아니라 타격 컨디션이 완전치 않지만, 감각을 찾으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외야에서 크고 작은 수비 실책이 많아 고전했는데, 발 빠른 이용규·김원섭의 복귀로 외야수비 쪽에서 안정된 게 아주 크다”고도 했다. 양 발톱을 세운 호랑이 군단의 포효가 드높아지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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