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승률 50%…한화 강동우, 히어로즈 클락 올해 3개씩
1회초 첫 타자가 들어선다. 투수와 치열한 승강이 끝에 방망이가 작렬하고, 타구는 담장을 넘어간다. 선두타자 홈런. 기선제압은 제대로 됐다. 하지만, 과연 팀은 끝까지 웃을까.
올 시즌 터진 1회 선두타자 홈런은 20차례. 그 중 여덟 번은 1회초에, 열두 번은 1회말에 나왔다.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이 나온 팀이 경기에 이길 확률은 50%(8번 중 4번)밖에 안된다. 선제점을 뽑고도 팀은 결국 졌다는 얘기다.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의 경우는 승률이 아주 높아진다. 12번 중 10번 이겼다. 지난해에는 8개 구단 통틀어 1회 선두타자 홈런이 8차례 나왔으나, 승리로 이어진 경우는 2번밖에 없었다. 특히 1회말 선두타자 홈런(4번)을 기록한 팀은 전패했다.
팀별로 보면, 에스케이는 1회 선두타자 홈런이 마냥 기쁘지는 않다. 올해 3차례 1회 선두타자 홈런을 쳐냈는데, 딱 한 번만 이겼다. 지난 시즌에는 4번 치고 1번 이겼다. 징크스가 될 만도 하다. 에스케이 팬들이 첫 타자 홈런이 나오면 불안해 하는 이유다. 기아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3년 동안 5차례 1회 선두타자 홈런이 기록됐으나, 승리는 고작 한 번 맛봤다.
1회 선두타자 홈런이 반가운 팀은 한화. 올해 기록이 3차례 나왔는데, 모두 이겼다. 3번 모두 주인공은 강동우였다. 강동우는 클락(히어로즈)과 함께 올해 가장 많은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냈다. 히어로즈도 4차례 가운데 3차례 승리했다. 두산은 2004년 5월8일 수원 현대전에서 전상렬이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낸 이후 지금까지 1회 첫타자 홈런이 없다. 발빠른 선수를 주로 1번 타자로 기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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