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기아)이 5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안방경기에서 6회말 1사 김상현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해 개인 통산 500도루를 달성한 뒤 2루 베이스를 뽑아들고 기뻐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역대 최소 1439경기만에 달성
6회말 1사에서 좌전안타로 출루한 이종범(KIA)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타석에는 김상현. 볼카운트 2-2에서 투수 배영수(삼성)가 던진 공이 변화구임을 감지하자마자, 그는 뛰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열세 걸음 뒤엔 몸을 베이스로 던졌다. 전준호(히어로즈·2005년)에 이은 통산 두번째 500도루 성공. 이종범은 멈추지 않았다. 최희섭의 중전안타 땐 홈까지 밟았다. 통산 1000득점 달성(4번째). 두 기록 모두 역대 최소인 1439경기 만에 일궈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 기간엔 기록 달성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이종범. 노 전 대통령의 진혼제가 열린 5일 광주구장에서 그동안 미뤄왔던 대기록을 두 개나 달성했다. 500도루 성공 뒤엔 2루 베이스를 뽑아올려 안방팬들에게 화답도 했다.
이종범은 “중간에 일본 리그를 뛰어 기록 달성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볼카운트 상황상 (배영수가) 변화구를 던질 타이밍이라 뛸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도루를 하면서 ‘살았다’는 안도보다는 또다시 일어서 다음 베이스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늘 긴장했다. 앞으로도 다리가 성할 때까지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이종범의 결승 득점을 바탕으로 기아는 3-1로 승리해 3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은 3연승 끝.
엘지는 6-7로 역전당한 9회초 2사 2루에서 터진 페타지니의 좌월 투런포로 히어로즈를 8-7로 누르며 6연패에서 벗어났다. 2회에도 홈런을 쏘아올렸던 페타지니는 시즌 16개 홈런으로 부문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4연패의 히어로즈는 7위로 미끄러졌다. 한화는 에스케이를 4-3으로 꺾고 4연승을 이어갔다. 한화 선발 유원상은 6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지난해 7월5일 에스케이전 이후 11개월 만에 승을 챙겼다.
두산 이원석은 6-5이던 7회말 2사 1·2루에서 이성열의 좌전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다가 롯데 포수 강민호의 왼쪽 무릎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힌 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장 11회말 무사 만루에서 김동주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두산의 8-7 승.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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