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LG 대파…SK 한화전 싹쓸이
그야말로 ‘최희섭의 날’이었다. 방망이를 돌리면 야수들이 손쓸 수 없는 타구가 나왔다. 3회에는 힘자랑까지 했다. 2사 후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135m 초대형 홈런을 쏘아올린 것. 홈런은 8회에 한 번 더 터져나왔다. 6타석 4타수 4안타(2홈런) 2볼넷. 100% 출루였다. 한 경기에서 4안타를 친 것은 2007년 기아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 한 경기에서 2번이나 손맛을 느낀 것도 2007년 9월28일 현대전 이후 두 번째다.
기아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엘지와 벌인 방문경기에서 최희섭의 불꽃 타격에 힘입어 9-2로 승리하며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최희섭은 “경기 전에 체해서 일단 타석에서 가볍게 맞히자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좋은 타격이 나왔다”며 “황병일 타격코치와 함께 투수들과의 수싸움을 연구중인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진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홈런이나 좋은 타격을 하려면 삼진도 많이 당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삼진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희섭은 페타지니(LG) 등과 함께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에스케이는 한화와 대전 방문경기에서 1회 박재홍의 3점포를 시작으로 4회 나주환·박경완의 솔로홈런 등을 앞세워 8-2, 대승을 거뒀다. 선발 송은범은 7이닝 3안타 1볼넷 8탈삼진(개인최다) 1실점으로 승리를 챙기며 대전구장 불패 기록(4연승)을 이어갔다. 에이스 류현진을 제외한 투수진 전체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화는 최근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꼴찌(5승1무7패·승률 0.385)로 추락했다.
삼성은 철벽 구원투수 정현욱을 5회에 미리 투입해 3이닝을 던지게 하는 강수를 둔 끝에 두산을 5-4로 물리쳤다. 히어로즈는 선발 이현승의 호투(6⅔이닝 5안타 1볼넷 2실점)와 3회 장단 4안타 2볼넷을 묶어 4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보인 타선 덕에 롯데에 6-2로 승리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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