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20·두산)
개막 2게임서 공 16개로 뒷문 잠궈
프로 3년차 이용찬(20·두산)은 ‘소방수’ 보직을 받았다. 정재훈이 선발로 가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중고신인인데다 수술경력까지 있어 반신반의하는 시선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빼어난 마무리 솜씨를 보여주는데는 16개의 공만 필요했다.
만원관중이 들어찼던 기아와의 4일 잠실 개막전에선 7-5로 앞선 9회 등판해 이용규 등 3타자를 공 7개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5일에도 공 9개로 뒷문을 잠그며 3-1 승리를 지켜냈다. 시속 151㎞의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한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2007년 계약금 4억5천만원을 받고 입단할 때만 해도 김광현(SK) 임태훈(두산) 등과 함께 주목받는 고졸신인이었다. 하지만, 고교 때 무리를 했는지 오른쪽 팔꿈치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수술까지 했다. 팔꿈치가 나았다 싶었을 때는 어깨까지 고장을 일으켜 다시 재활로 1년을 보냈다. 때문에 2007년 신인이지만 1군에서 던진 횟수는 8경기 14⅔회에 불과하다.
윤석환 두산 투수코치는 “이용찬은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 변화구도 던지지만 최대 강점은 역시 묵직한 직구다. 시범경기 히어로즈전에선 154㎞까지 나왔다”며 “공이 왔다갔다 하는 경향이 있지만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앞으로 더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신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언젠가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중요하다. 배짱을 더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찬의 배번은 45번. 윤 코치는 틈날 때마다 이용찬에게 “올해 배번만큼 세이브 45개를 해야 한다”고 세뇌시킨다. 시범경기(1세이브)와 개막 2경기에서 챙긴 세이브가 3개. 이제 42개가 남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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