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표팀이 23일(한국시각) 세계야구클래식(WBC) 준결승 미국과의 경기에서 이긴 뒤 손을 마주치며 기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24일 결승전 ‘의사 봉중근’ 선발등판
선취점 중요…이용규 선두타자 중책
선취점 중요…이용규 선두타자 중책
16개팀이 출전해 38경기를 치른 끝에 두 팀만이 그라운드에 남았다. 승자는 3년 전 4강 탈락의 한을 씻으려는 한국일까, 아니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일본일까.
제2회 세계야구클래식(WBC)이 5전3승의 한·일 야구챔피언십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4차례 맞붙어 2승2패를 기록한 한국과 일본은 24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5번째 대결을 갖는다. 더블 일리미네이션(패자부활전)제에서 두 팀이 벌일 수 있는 최대 경기수를 꽉 채우는 것이다. 하라 다쓰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도 미국과의 준결승전 뒤 “한국과 여러 차례 만날 줄은 알았지만, 다섯번이나 만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 봉중근 vs 이와쿠마 봉중근(LG)과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는 지난 9일 조별예선전(도쿄돔) 이후 2주일 만에 다시 선발맞대결을 벌인다. 당시 두 투수 모두 잘 던졌지만, 5⅓이닝 3안타 무실점의 봉중근이 5⅓이닝 2안타 3볼넷 1실점의 이와쿠마에 판정승을 거뒀다. 봉중근은 직구와 체인지업, 이와쿠마는 특이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직구와 포크볼이 위력적이다. 봉중근은 앞서 두 차례 일본전 선발에서 승리를 챙겨, 이번 대결에도 승리하면 축구의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셈이 된다. 일본은 이와쿠마 선발 카드가 초반에 무너질 경우, 미국전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던 다르빗슈 유(니폰햄)를 곧바로 투입할 전망이다.
■ 이용규 vs 이치로 앞선 4차례 경기에서는 선취점을 뽑아낸 팀이 이겼다. 양팀 마운드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먼저 점수를 낸 팀이 티파니 우승 트로피에 입맞출 가능성이 크다. 1번타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2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과 베네수엘라와의 4강전에서 그랬듯, 이용규(KIA)의 빠른 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용규는 가뜩이나 2라운드 순위결정전에서 일본 투수로부터 석연찮게 뒷머리에 공을 맞았던 터라 설욕을 벼르고 있다. 일본도 3월에는 그다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중요할 때마다 ‘한방’을 터뜨려주던 4번타자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가 허벅지 근육파열로 조기귀국해 이치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 김인식 vs 하라 두팀 감독의 용병술은 4강전에서 빛났다. 김인식 감독은 베네수엘라전에서 추신수(클리블랜드)를 우익수 겸 6번타자로 기용해 성공(2타수 1안타 3타점)했고, 하라 감독은 무라타의 이탈로 공백이 된 3루수에 가와사키 무네노리(소프트뱅크)를 선발로 중용해 재미(4타수 2안타 1타점)를 봤다. 두 감독은 그 동안 적절한 타이밍에 투수를 교체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은 “최선을 다한 멋진 경기로 위대한 도전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출사표를 남겼다. 하라 감독도 비록 5번째 대결이기는 하지만 “세기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로스앤젤레스/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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