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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철벽 ‘황금계투’ 일본 잠재우다

등록 2009-03-10 00:01수정 2009-03-10 00:25

4번타자 김태균이 9일 세계야구클래식(WBC) 아시아예선 일본과의 A조 1·2위 결정전 4회초 1사1·2루에서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결승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4번타자 김태균이 9일 세계야구클래식(WBC) 아시아예선 일본과의 A조 1·2위 결정전 4회초 1사1·2루에서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결승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봉중근→정현욱→류현진→임창용 ‘칼날 제구’
김태균 결승타…5명 미숙한 주루플레이 ‘낙제’
도쿄돔에서 두 번의 패배는 없었다. 지난 7일 2-14, 7회 콜드게임으로 무너질 때만 해도 한국야구가 일본을 다시 이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강했다. 김인식 감독이 “0-1로 지나 콜드게임으로 지나, 이번 경기방식에선 어떤 점수 차로 져도 지는 것은 같다”는 말이 새삼 실감나는 승부였다. 조 1·2위를 다투는 중요한 일전임과 동시에 4만2879명의 관중이 지켜본 두 나라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에서 한국은 투수전과 타격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한 눈에 보는 한국-일본전
한 눈에 보는 한국-일본전

■ 완벽한 투수전의 승리 3시간2분 동안 숨막히는 투수전의 연속이었다. 피안타에서 한국은 여섯 개로 일본(넷)에 뒤졌지만, 볼넷에선 0-7로 한국 투수들의 제구력이 한발 앞섰다. 지난 7일 김광현이 무너진 것과 달리, 이번엔 좌완 선발 봉중근이 5⅓회 동안 2피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명예회복을 했다. 투수 앞 땅볼이나 1루 땅볼 때마다 보여준 뛰어난 수비력도 일품이었다. 봉중근의 투구수가 69개가 되자, 김 감독은 정현욱(1⅔회·3삼진)을 투입해 강속구로 타선을 제압했고, 9번 이와무라부터 1번 이치로까지 연속 좌타자로 시작되는 8회초부턴 류현진(⅓회·1삼진)을 기용했다. 그러곤 임창용이 1⅔회를 무안타 1삼진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아 팀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 투수 4인방은 볼넷 없이 삼진을 여섯 개나 솎아냈다. 1차전과 달리, 내야진도 만원 관중 앞에서 실책 없이 투수진을 거들었다.

김태균 결승타 상황(4회초 1사 1·2루)
김태균 결승타 상황(4회초 1사 1·2루)
■ 한국엔 김태균이 있다 일본 선발은 지난해 21승4패(평균자책 1.87)로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와 사와무라상을 휩쓴 우완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였다. 3회까지 9명의 한국타자를 삼진 세 개와 내야땅볼로 처리할 때만 해도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와쿠마의 위기는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에 찾아왔다. 이종욱의 볼넷과 정근우의 중전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김태균이 깨끗한 좌전안타로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번 대회 6타점째. 김태균은 7회 세번째 투수 마하라 다카히로를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리는 등 한국이 뽑아낸 안타 넷 중 둘을 해결했다. 김태균은 지난 7일 일본전에서도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대형 홈런을 뽑아내 한국의 간판타자로 우뚝 섰다.

■ 주루플레이는 낙제점 한국의 ‘발야구’는 온데간데 없었다. 5명의 주자가 주루플레이 미숙으로 ‘비명횡사’했다. 주루플레이만 잘됐다면 한두 점은 더 뽑을 수도 있던 경기였다. 4회 김태균의 적시타 때 1루에 있던 정근우가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3루에서 아웃됐고, 김태균마저 2루에서 상대 포수 조지마 겐지의 견제구에 객사했다. 5회 이용규의 주루사에 이어 7회 무사 2·3루에선 이대호의 유격수앞 땅볼 때 3루 주자 김현수가 무리하게 홈을 쇄도하다 아웃됐고, 2루주자 김태균까지 3루에서 아웃돼 추가득점 기회를 날려 버렸다. 반면, 한국 주자들의 허술함을 파고드는 일본 내외야의 탄탄한 수비 조직력은 발군이었다.


도쿄/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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