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야구 뉴욕 양키즈의 한 팬이 22일(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경기에 앞서 열린 양키스타디움의 폐장 기념식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AP 연합
새구장 건립 까마득…돔구장도 난항
양키스타디움 이전에 부러운 눈길만
양키스타디움 이전에 부러운 눈길만
‘21세기 관중, 20세기 야구장.’
프로야구가 시즌 관중 5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995년에 역대 최고 관중인 540만여명을 기록한 뒤, 밟아보지 못한 고지다. 하지만 관중의 폭발적인 증가를 뒷받침해줄 새 야구장의 건립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최소한 2012년까지는 새 야구장을 보기 힘들다. 특히 지방 야구팬들은 1960∼70년대에 지어진 낡고 작은 구장을 계속 찾아야할 형편이다. 올 초, 2013년까지 민자 3600억원을 유치해 돔구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대구는 아직 투자할 기업을 찾지 못했다. 대구광역시청의 한 관계자는 “야구장을 더 빨리 지을 수도 있지만,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화 팬들도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대전광역시는 2020년까지 건설될 서남부권 스포츠타운 내에 야구장 건립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구장은 1964년에 지어졌다. 그나마 기아의 안방인 광주는 형편이 낫다. 광주광역시는 현재 야구장 타당성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내년 2∼3월께 나오는 용역 결과에 따라 2만5천∼3만명 수용 규모의 야구장을 2012년까지 짓는다는 게 목표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새 돔구장 건설도 난항에 부딪힌 상태다. 지난해 건설 협약식을 했던 안산 돔구장은 법규 등의 문제로 아예 삽도 뜨지 못했다.
올시즌 폭발적인 프로야구 관중 증가는 많은 롯데 팬들이 야구장을 찾은 덕이 컸다. 지난해 75만여명에 머물렀던 롯데 사직구장 입장객 수는 올시즌 21일 현재 132만여명을 기록중이다. 확 달라진 성적의 효과도 있지만, 지난 1985년에 만들어진 사직구장은 2만8500석을 가지고 있는 등 다른 구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쾌적한 여건을 자랑한다. 올시즌 역대 팀 최다 관중을 돌파한 에스케이(SK)의 문학구장도 가장 최근(2002년)에 지어진 야구장이다.
지난 22일(한국시각) 미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는 85년동안 써왔던 양키스타디움의 고별 경기를 가졌다. 1970년대에 1억6700만달러를 들여 5만여석으로 재개장했던 야구장을 헐고, 양키스는 2009시즌부터 13억달러(한화 약 1조4700억원)를 들인 새 구장으로 이전한다. 한국 팬들은 언제까지 낡은 구장에 만족해야할까?
이완 기자 wani@hani.co.kr
프로야구 구장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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