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타율 4강 들면서도 점수 못내고
고비때 분위기 뒤집는 선수도 없어
고비때 분위기 뒤집는 선수도 없어
시범경기 1위, 시즌 개막에 앞서 최대 복병으로 지목됐던 기아(KIA)가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연패를 당하며 시즌 10패(3승)째를 기록했다. ‘돌풍’의 롯데와 승패 숫자가 뒤바뀌었다. 팀타율은 4위(0.247), 팀평균자책은 5위(3.89)로 그런대로 괜찮은데도, 성적이 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타선의 응집력, 분위기 메이커의 부재를 꼽고 있다.
■ 타선의 응집력 부족= 기아는 시범경기에서 이용규·김원섭의 빠른 발과 장성호·나지완·최희섭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내세워 공격력에서는 다른 팀에 뒤지지 않았다. 현재 팀타율도 0.247로 타율만 놓고 보자면 4강권이다.
그런데 정작 정규리그가 시작된 뒤 ‘물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 13경기에서 37점, 그나마 ‘한 방’인 홈런도 4개 뿐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최희섭의 타율이 0.186, 1홈런이 보여주듯 중심타선의 부진이 눈에 띈다. 신인 4번타자로 눈길을 끌었던 나지완도 타율 0.182. 그래서 타순도 매일 바뀌다보니 안정감이 떨어진다.
이용철 <한국방송> 해설위원은 “중심타선의 침체로 타순이 바뀌다보니 선수들의 적응도 어렵다”며 “특히 이종범 등 베테랑 선수와 젊은 선수 간의 조화가 안되는 게 아쉽다”고 했다. 한만정 해설위원은 “13일 롯데에 역전당한 경기에선 기아 선수들이 팀 배팅보다는 자기 위주의 스윙을 하는 게 문제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팀 안타수는 102개로 시즌 초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98개)에 앞서지만, 타점에선 30-52로 뒤처지는 이유가 바로 팀 배팅, 집중력의 빈곤이다.
■ 분위기 반전 필요= 야구는 흐름의 경기라고도 한다. 중요한 순간에 분위기를 역전시킬 ‘크레이지 맨’이 없다. 롯데는 조성환과 강민호가 돌풍의 중심에 서 있고, 똑같이 침체에 빠진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이 연패를 끊어내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한만정 위원은 “기아처럼 투타의 밸런스가 안맞을 때 누군가 미친 것처럼 활약을 해줘야 한다”며 “기아는 리마나 발데스 등 외국인 선수나 서재응 등 메이저리그 출신에 기대기 보다는 팀 분위기를 쇄신할 제3의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철 위원도 “올 시즌은 8월에 올림픽 휴식이 있어 각 팀이 총력을 다하는 4월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선수들이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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