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 트윈스 오지환이 1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9회초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걷어낸 천금 같은 역전 쓰리런이었다.
엘지(LG) 트윈스 캡틴 오지환이 가을야구 2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지환은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케이티(KT) 위즈와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 3차전에서 9회초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케이티 마운드를 침몰시켰다. 엘지는 오스틴 딘의 쓰리런(3회), 박동원의 투런포(6회), 오지환의 쓰리런(9회)이 터지면서 케이티에게 8-7로 승리했다.
9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마지막 방망이를 잡은 오지환은 케이티 마무리 김재윤의 2구째 시속 143㎞ 속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차전(8일)에서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또다시 홈런을 만들어낸 것이다. 3차전 명승부에 쐐기를 박은 두 번째 홈런으로 오지환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9회초는 두 팀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었다. 엘지는 6회초 포수 박동원의 투런포로 5-4로 앞서다 8회말 케이티 4번 타자 박병호로부터 부활의 투런포를 얻어맞고선 5-7로 몰렸다. 패색이 짙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지환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 그는 당시 상황을 놓고 “박병호가 2점 홈런을 친 뒤 분위기가 다운돼 있었지만, 어떻게든 만들어보자는 간절함이 있었다”며 “상대 마무리 김재윤 투수의 초구가 빠진 순간, 속구가 나오면 자신 있게 휘둘러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홈런은 오지환의 5회말 실책을 만회하는 홈런이기도 했다. 케이티 장성우의 내야 땅볼을 놓친 오지환의 실책을 시작으로 케이티는 5회에서만 3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역전시켰다. 오지환은 이를 놓고 “제 실수로 큰 위기를 맞이해 마음의 짐이 있었지만, 남은 이닝이 3이닝이나 있었고 박동원이 투런포로 역전해줘서 마음의 짐을 끊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염경엽 엘지 감독은 “지키는 야구가 안 되면서 순간순간 역전을 허용해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타격 싸움에서 막판에 오지환이 역전 쓰리런을 쳐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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