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스가 18년 만에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한신 팬들은 1985년 이후 첫 일본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한신에는 가을 야구와 관련한 유명한 저주가 있다. 일명 ‘커널 샌더스의 저주’다. 커널 샌더스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의 창립자로 세계 대부분의 매장 앞에는 그의 동상이 서 있었다.
1985년 한신 타이거스가 일본시리즈에서 창단 최초로 우승을 거두자 연고지 오사카의 한신 팬들은 도톤보리 강에 모여 선수 이름을 한 명씩 외치며 응원가를 불렀고 더불어 해당 선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강에 빠뜨렸다. 그러나 정규리그 타격 3관왕이자 최우수선수에 뽑힌 외국인 타자 랜디 바스와 닮은 사람은 찾지 못했다. 그때 누군가 케이에프씨 매장 앞에 있던 플라스틱 샌더스 동상을 발견하고 바스처럼 수염이 있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으로 던졌다.
그 이후 거짓말처럼 한신의 성적은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2003, 2005년에는 센트럴리그 우승과 함께 일본시리즈에 올랐으나 패했다. ‘커널 샌더스의 저주’를 믿던 일부 팬들은 샌더스 동상을 강에서 꺼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갔고 2009년 3월 드디어 안경과 왼손이 사라진 동상을 발견했다. 이후 저주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작년까지 깨지지 않았다. 일부 한신 팬들은 강바닥에서 사라진 샌더스의 안경과 왼손을 찾아야만 저주가 풀릴 것으로 믿는다.
올해 4만명 이상의 관중을 몰고 다녔던 한신은 과연 ‘KFC의 저주’를 깨고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한신은 포스트시즌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로 직행해 리그 2, 3위가 격돌하는 퍼스트 스테이지 승자와 일본시리즈 진출을 놓고 다툰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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