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장맛비에 키움 히어로즈의 시름이 깊어간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케이티(kt) 위즈와 안방 경기에서 0-9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키움은 케이티와 3연전을 스윕 당했고, 7번을 내리 졌다. 지난 6일 당시 5연패 부진에 빠져 있던 엔씨(NC) 다이노스에 당한 4-5 역전패를 시작으로 일주일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전반기 성적은 9위(38승46패2무).

키움은 이날 투타가 모두 삐거덕대며 시종 케이티에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안방(2경기) 평균자책점 1.80이었던 선발 이안 맥키니는 1회부터 케이티 타선에 줄줄이 안타를 내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결국 맥키니는 4이닝 7피안타 4실점 4자책점을 기록하고 강판당했고, 이어서 마운드에 오른 장재영도 3이닝 2피안타 3실점 했다.

결국 9회말 마무리 김건희마저 케이티 4번 타자 박병호와 장성우 대타로 출격한 김준태에 연속 솔로 홈런을 얻어 맞으며 ‘케이오’ 됐다. 지난 6연패 동안 팀 타율(0.219)과 출루율(0.274), 장타율(0.279) 전부 10개 구단 중 꼴찌인 빈타도 속을 썩였다. ‘원투펀치’ 김혜성과 이정후가 각각 4타수 무안타, 4타수 1안타로 부진했고 전체 안타도 5개 밖에 치지 못했다.

반면, 케이티는 선발 고영표의 무실점 호투에 타선 곳곳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방망이를 앞세워 완승을 거뒀다. 고영표는 7이닝 5피안타 9탈삼진(투구 수 87개)으로 키움 타자들을 요리하며 시즌 8번째 승리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김민혁이 5타수 3안타로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했고 9회 전까지 4타석 연속 침묵하던 막판 박병호도 시즌 7호 홈런을 작렬했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채 전반기를 마친 키움의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다. 지난 7일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필승 조’ 원종현은 인대 재건 수술로 ‘시즌 아웃’이 확정됐고, 12일 오른쪽 엄지 손가락에 투수 공을 맞은 외야수 임지열도 골절상으로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까지 부상 및 컨디션 난조로 13일 방출됐다.

수렁에 빠진 키움의 다음 기회는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21일 롯데 자이언츠 방문 경기다. 롯데 역시 엔씨와 전반기 마지막 두 경기를 연달아 대패(2-11, 3-13)해 분위기가 좋지 않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