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야구클래식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이 열린 19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잠실야구장(가운데 사진)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한국팀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하며 다양한 표정으로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비록 경기에 패해 아쉬움이 컸지만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들에게 보내는 박수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렁찼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연합뉴스
전국 곳곳 “대~한민국”…다시 야구로 ‘하나’ 돼
“지든 이기든 이런 드라마 어디서 볼수 있겠어요”
“지든 이기든 이런 드라마 어디서 볼수 있겠어요”
“지든 이기든 이런 드라마를 어디서 볼 수 있겠어요. 야구공 하나로 한 주가 행복했습니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박성규(32)씨는 비록 지긴 했지만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민국이 야구로 다시 하나가 됐다.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진한 감동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였다. 끝내 결승문턱에서 질주를 멈췄지만, 한반도는 푸른 물결에 ‘대~한민국’ 함성이 일렁이는 ‘행복구장’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국민들은 너나없이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4강 신화를 달성했던 축구에 이어, 야구도 이제 세계 정상수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음미했다. 비록 일본에 지긴 했으나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한국과 일본이 2006 세계야구클래식 결승진출을 다툰 19일 낮 전국 각지에서는 한국팀의 승리를 염원하는 대규모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서울에서는 2002 월드컵 응원의 성지였던 서울시청 앞 광장과 잠실야구장 등이 중심이 됐다. 오전 9시께부터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든 서울광장에는 2시간 만에 1만5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샌디에이고 구장에서 ‘이치로’를 연호하는 함성이 생중계될 때마다, 7회 들어 일본팀이 앞서갈 때도, ‘대~한민국’을 외치는 소리는 더 커졌다.
시민들의 대부분은 대표팀의 유니폼 색인 파란색 상의를 걸친 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표팀 공식서포터스인 ‘파란 도깨비’ 등이 지원해준 파란색 막대 풍선을 두들기며 한국팀을 응원했다.
경기 광주에서 온 오강렬(43·남)씨는 “일본을 이기는 걸 꼭 보고 싶었다”며 “같은 상대와 2번이나 마주쳐 이겨왔는데 막판에 지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승패와 관계없이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한국대표팀을 성원하는 ‘뚝심 응원’을 펼쳐보였다. 김샛별(22·여)씨는 “아침 8시부터 친구 6명과 함께 파란색 응원복을 맞춰 입고 나왔다”며 “아쉽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만큼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잠실야구장도 3만석이 거의 찼다. 무료로 문을 연 전국의 각 경기장도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부산 사직구장, 대구의 고성동 시민운동장 야구장, 대전의 한밭야구장에는 5천~7천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독도경비대원들도 이날 경계 근무자들을 제외한 모든 대원들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독도경비대 박창준(24) 상경은 “야구는 확률 게임이어서 일본을 3번 연속 이기기는 어려웠지만 6연승을 거둔 우리 팀과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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