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2023 KBO리그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이 야구팬들로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개막 직전 온갖 악재가 터졌지만 야구장에는 봄이 왔다. 1일 5개 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개막전에는 10만5450명 관중이 찾아 야구장을 꽉 채웠다.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은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된 이후 처음이다. 관중 수로는 2019년 개막전(11만4021명)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다. 경기 또한 생동감이 넘쳤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112개 공을 던지면서 KBO리그 개막전 최다 탈삼진 신기록(12개)을 세웠다. 12탈삼진은 개인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작년 탈삼진왕의 어깨를 마음껏 뽐낸 셈. 안우진은 6이닝 5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서 내려갔지만 불펜이 점수를 내주면서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키움은 연장 10회말 2사 만루서 터진 ‘에프에이(FA) 이적생’ 이형종의 끝내기 좌전 안타로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키움 히어로즈 이형종이 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10회말 2사 만루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잠실 경기에서는 11회말 연장 끝내기 홈런이 나왔다.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모두 투수를 총 동원(각 9명)한 가운데 두산이 마지막에 웃었다.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는 팀이 9-10으로 뒤진 11회말 무사 1, 3루에서 롯데 바뀐 투수 문경찬의 초구를 받아쳐 우중월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다. 12-10, 두산의 승리. 이승엽 두산 새내기 감독은 4시간43분의 혈투 끝에 사령탑 데뷔전에서 승리를 품었다.
3월30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 사령탑으로부터 우승 후보로 꼽힌 케이티(kt) 위즈와 엘지(LG) 트윈스가 맞붙은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는 강백호와 앤서니 알포드(이상 kt)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강백호가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알포드가 4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케이티 선발 웨스 벤자민은 6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케이티의 11-6 승리.
디펜딩 챔피언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는 선발 김광현의 5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와 최민준-노경은-고효준-서진용으로 이어진 철벽 계투진으로 기아(KIA) 타이거즈에 4-1 승리를 거뒀다. 김광현은 리그 5번째로 개인 통산 150승을 채웠다. 최고령 타자인 추신수(SSG)는 1회말 선두타자 홈런으로 올 시즌 리그 1호 홈런 주인공이 됐다.
사령탑들이 ‘감독 대행’ 딱지를 떼고 맞붙은 엔씨(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대구 경기에서는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엔씨가 박진만 감독의 삼성에 8-0, 완승을 했다. 두산에서 엔씨로 둥지를 옮긴 포수 박세혁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이적 신고를 했다. 이날 경기는 윤석열 대통령이 시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 6번째 시구였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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