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일본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김광현. 연합뉴스
김광현(SSG 랜더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에 선발로 나서게 됐다.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 조별리그 호주와 첫 경기에서 패(7-8)한 뒤 김광현을 일본전(10일 저녁 7시) 선발로 예고했다. 이 감독은 “경기 초반을 끌어줄 투수는 베테랑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김광현에 관해 많이 알겠지만, 경험 있는 투수를 낼 수밖에 없다”면서 “잘 끌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호주에 일격을 당하면서 한국은 일본전을 무조건 이긴 뒤 다른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만 한다. 일본전에서 패하면 사실상 1라운드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강철 감독은 “한일전을 떠나 8강에 오르기 위해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경기”라며 거듭 필승을 다짐했다.
김광현은 대표팀 좌완 에이스다.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2019 프리미어12까지 16경기에 등판했다. 대표팀 성적은 5승3패 평균자책점 3.43(57⅔이닝 22자책). 2008 베이징올림픽 때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일본전 예선(5⅓이닝 1실점), 준결승(8이닝 2실점)에 선발 등판해 인상적인 투구(13⅓이닝 3실점)를 했다. 하지만 2009 WBC 때는 슬라이더를 공략 당하면서 1⅓이닝 8실점했다. 2015 프리미어12 때도 2⅔이닝 2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일본전 등판 통산 성적은 6경기 18⅔이닝 투구 12실점. 김광현은 마운드에서 ‘타자’로 나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비롯해 지난해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56개)을 기록한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상대해야만 한다.
김광현에 맞서는 일본 선발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팀 동료인 다루빗슈 유다. 다루빗슈는 2009 WBC 때 한국전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3.38(8이닝 3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는 다른 메이저리거와 달리 일찌감치 일본 대표팀에 합류해 컨디션을 조율해왔다. 이강철 감독은 “다루빗슈는 좋은 투수”라고 운을 뗀 뒤 “메이저리거도 다 같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타선에서는 호주전에서 부진했던 김하성(4타수 무안타), 나성범(3타수 무안타)이 살아나야만 한다.
한국과 일본이 WBC 무대에서 맞붙는 것은 2009년 대회 결승전(10회 연장 3-5 패배) 이후 14년 만이다. 한국은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8-10 패배 이후 일본전 3연패를 당하고 있기도 하다. 가장 최근에는 도쿄올림픽(2021년) 준결승전에서 2-5로 졌다.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이강철 감독은 “던질 수 있는 모든 투수를 가동해서 꼭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도쿄/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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