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할머니가 한국에 계신다. 훈련 기간 시간을 내서 외할머니 등 친척들과 식사를 할 것 같다.”
한국 야구 대표팀 최초로 외국인으로 태극 마크를 달게 된 토미 현수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1일 오전 한국 땅을 밟았다. 인천국제공항에는 그의 입국을 축하하는 수십명의 팬들이 몰렸다.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으로 발탁된 에드먼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능력으로 한국 대표팀을 돕고 싶다. 좋은 수비와 많은 출루로 대표팀이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에드먼은 어머니(곽경아씨)가 한국 출신 이민자이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세계야구클래식은 부모의 조국 중 한 곳을 택해 출전할 수 있어 야구위(KBO) 요청에 의해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대표팀에서 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재학 시절(계산과학공학 전공)인 2016년 세인트루이스에 신인 지명된 그는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며 통산 성적(4시즌)은 타율 0.269, 40홈런 79도루 274득점이다. 2년 연속 30도루 이상 기록할 정도로 발이 빠르다. 내야 수비 또한 발군이어서 2021년에는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을 수상했다. 좌·우 타석 모두 설 수 있는 스위치 타자다. 올해 연봉은 420만달러(55억6500만원).
한국 대표팀에서 그는 또 다른 빅리거인 유격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키스톤 콤비가 될 전망이다. 에드먼은 “김하성과 함께 플레이하게 돼 기대된다. 정말 좋은 선수라서 많은 것을 배울 것 같다”고 했다. 김광현(SSG 랜더스)과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함께 뛴 적이 있어서 ‘나 홀로’ 외국인 선수여도 대표팀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에드먼은 어머니가 해준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머니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한국 문화에 관해 도움을 주셨다. 특히 나이가 많은 분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면서 한국에서 외할머니를 만날 것이라고 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불고기, 김치, 갈비 등을 꼽았다.
에드먼의 아내는 부모가 각각 일본, 필리핀 출신이다. “한국인들이 한일전에 관해 얼마나 의미를 부여하고 치열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그는 “아내에게 한국을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세계야구클래식 조별리그 한일전(도쿄돔)은 10일(저녁 7시) 예정돼 있다. 아내 또한 도쿄에서 경기를 관전할 것이라고 한다.
에드먼은 “한국을 대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 한국 대표팀이 준결승 진출에 성공해서 미국 마이애미(준결승 장소)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대표팀과 처음 훈련을 한다. 3일 예정된 에스에스지와 평가전에는 메이저리그 규정상 출전할 수 없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대회 공식 평가전(6, 7일) 때 처음 김하성과 합을 맞춰 철벽 내야 수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양희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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