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왼쪽)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에 출전할 30명 명단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사위는 던져졌다.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에 참가할 30인이 최종 확정됐다. 각 팀은 8일(한국시각) 최종 엔트리를 세계야구클래식 조직위원회에 제출했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1월 초 발표했던 명단에서 구단 반대로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빠지고 대신 최지훈(SSG 랜더스)이 합류했다.
한국(세계 4위)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1위), 호주(10위), 중국(30위), 체코(15위)와 B조에 속해 있다. 일본 도쿄에서 1라운드(3월9일~13일)와 조 1·2위가 진출하는 8강 토너먼트(3월15~16일)까지 치르고 4강에 오를 경우 미국 마이애미로 넘어간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B조 최강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등 빅리거 5명이 합류한 일본이다. 일본 대표팀의 평균 연령(27.3살)은 이전 세계야구클래식 때와 비교해 가장 젊다. 일본은 2006년, 2009년 세계야구클래식 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과 2017년에는 준결승까지 올랐다. 한국과는 3월10일(저녁 7시) 맞붙는데 다르빗슈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B조 2위를 다툴 것으로 보이는 호주는 경기 감각이 살아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호주 리그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B조 중 컨디션이 제일 좋은 상태다.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선수들이 한 팀 소속이라서 수비 호흡도 좋다”고 했다. 호주 대표팀에는 KBO리그에서 뛰었던 워릭 서폴드 등이 포함돼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내야수 커티스 미드가 출전하지 않는 것은 한국 팀에 호재다. 대회 첫 경기(3월9일 낮 12시)가 호주전이라서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
중국은 세계야구클래식에 참가하는 20개 팀 중 세계 순위가 가장 낮다. 하지만 단기전이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중국 대표팀에는 케이티(kt) 위즈 불펜 투수 주권이 포함돼 있다. 체코의 경우 이번이 첫 세계야구클래식 본선 참가다. 한국 타자의 경우 낯선 투수를 만났을 때 고전하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도 투구 수 제한이 있다. 1라운드 때는 투구 수가 65개로 제한된다. 또한 50개 이상 투구하면 나흘 휴식이 강제되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 호주전 선발이 공을 50개 이상 던지면 조별리그에서 더는 던질 수 없다. 30개 이상 던져도 하루를 반드시 쉬어야만 한다. 또한 한 번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이닝이 바뀌지 않는 한 반드시 3타자를 상대해야만 교체할 수 있다. 두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줘도 속수무책일 수 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의 투수 운용의 묘가 여느 때보다 더 요구되는 이유다.
대표팀은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 모여 훈련을 시작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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