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해 스토브리그에 매물로 나오는 엔씨 다이노스 양의지. 연합뉴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달궈진다. 17일부터 자유계약(FA)시장이 열린다. ‘쩐의 전쟁’ 시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자유계약 신청을 한 21명의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이들은 17일부터 10개 구단 모두와 계약이 가능해진다.
가장 큰 관심은 대형 포수 양의지(35)의 행보다. 2018년 말 두산 베어스에서 엔씨(NC) 다이노스로 옮긴 양의지는 이적 첫해 엔씨를 5위로 끌어올렸고, 이듬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안겼다. 에프에이 계약기간 성적도 준수했다. 4년 평균 타율 0.322, 평균 홈런 25.75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잔 부상이 있어서 지명타자로도 꽤 출전했으나 도루저지율은 10개 구단 포수 중 최고(0.422)였다. 30대 중반의 나이가 걸림돌이지만 공격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포수라는 강점이 있다.
양의지의 경우 희소성 때문에 1차 에프에이 때 계약액(4년 125억원) 안팎의 금액이 거론되고 있다. 시장가가 워낙 높아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영입 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소속팀 엔씨와 더그아웃 리더가 필요한 한화 이글스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양의지의 보상 등급은 B등급(25인 외 보상 선수 1명+직전 연도 연봉의 100% 혹은 직전 연도 연봉의 200%)으로, 다른 팀이 양의지를 영입할 경우 최고 20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양의지 외에도 이번 에프에이 시장에는 유강남(30), 박동원(32), 박세혁(32) 등 각 팀의 주전 포수들이 매물로 나와 있다. 주전 포수를 뺏길 경우 다른 선수로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처절한 눈치 싸움이 예상된다. 영입 경쟁 속에서 뜻밖에 몸값이 폭등할 수도 있다. 주전 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롯데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유강남의 경우 시장 몸값이 80억원까지 치솟았다는 설이 돌고 있다. 80억원은 강민호(삼성)가 지난 2018년 롯데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받았던 액수와 같다. 박동원 또한 기아를 포함해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의지, 유강남, 박동원의 행선지가 정해질 경우 박세혁의 몸값도 조정될 전망이다.
포수 외 야수 중에서는 채은성(32)이 가장 눈에 띈다. 우타 중장거리 타자로 매력이 있는 채은성은 잠실야구장을 안방으로 쓰면서도 2018년부터 올 시즌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투고타저였던 올해도 타율 0.296, 12홈런 83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거포 외야 자원이 부족한 팀들이 군침을 흘리는 중이다. 통산타율이 0.320에 이르는 박민우(32)나 2루수, 유격수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 가능한 김상수(32) 또한 관심을 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입대하는 케이티 위즈가 에프에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전할 분위기다.
투수들의 경우는 한현희(29), 정찬헌(32), 이재학(32), 이태양(32) 등 준척급 투수들이 자유계약 시장에 나왔다. 이들은 포수, 야수들에 비해 관심이 비교적 덜한 편이다. 임찬규, 서건창(이상 LG), 이재원(SSG) 등은 올해 에프에이 자격을 포기했다.
한편, 엔씨의 경우 양의지, 박민우, 노진혁, 이재학, 원종현, 권희동, 이명기 등 7명의 주전 선수들이 자유계약 신청을 해서 집토끼 단속이 시급해졌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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