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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카드’ 이승호, 위기에 빠진 영웅 구했다

등록 2022-11-05 17:42수정 2022-11-05 19:42

2022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 히어로즈 선발투수 이승호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선발투수 이승호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웅은 위기에 강했다.

궁지에 몰렸던 키움 히어로즈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4선승제) 4차전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경기를 6-3 승리로 장식하며 시리즈 균형(2승2패)을 다시 맞췄다. 전날 3차전에서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선발투수로 내고도 패배하며 벼랑 끝까지 밀린 듯했지만, 깜짝 선발 카드가 적중하며 승리를 따냈다. 왕좌 주인을 결정할 남은 경기(최대 7차전)는 7일 5차전을 시작으로 모두 인천 에스에스지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 ‘깜짝 선발’ 이승호, 선발 복귀전서 팀을 구했다

사실 이날 키움은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선발투수가 문제였다.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가뜩이나 선발투수가 풍부하지 않은 키움은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이승호 카드를 꺼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전 “이승호가 초반을 공격적으로 잘 막아주면 불펜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불펜 싸움에 무게를 두고 있었던 셈이다. 이승호 기용은 결국 상책이 아닌 고육지책이었다.

이승호는 올 시즌 정규리그서 평균자책점 3.58 세이브 10 홀드 10을 기록한 준수한 투수다. 문제는 이승호가 선발 자리를 떠난 지 1년이 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 선발 등판은 지난해 8월25일. 2019년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 경험이 있지만, 1년2개월 만의 선발 복귀에 한국시리즈는 더없이 부담스러운 무대였다. 더욱이 에스에스지 선발투수는 자타공인 ‘믿을맨’ 숀 모리만도로, 그는 후반기 팀에 합류해 7승(1패) 평균자책점 1.67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어느 모로 보나 에스에스지 마운드에 힘이 실렸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이승호는 이날 4이닝 1피안타 1실점(1자책) 2탈삼진 기록하며 기대 이상 호투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비록 1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투구였다. 반면 모리만도는 기대와 달리 아쉬운 투구를 펼치며 경기 초반부터 무너졌다. 2회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결국 3회에만 5점을 내주며 2⅓이닝 동안 9피안타 6실점(5자책)을 기록한 뒤 조기 강판했다. 에스에스지 승리 계획의 핵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에스에스지 랜더스 선발투수 숀 모리만도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3회말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에스지 랜더스 선발투수 숀 모리만도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3회말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 불 뿜은 키움 타선…승부는 아직 모른다

마운드가 단단하게 지켜주자, 키움 타선도 불타올랐다. 키움은 초반부터 에스에스지를 강하게 몰아쳤는데,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살아있었다. 특히 3회 모리만도를 무너뜨리는 장면이 백미였다. 이날 키움은 0-1로 밀린 3회 첫 타자로 나선 전병우가 2루타를 때렸고, 이어서 이정후가 우전 1루타를 치며 첫 득점을 냈다. 야시엘 푸이그가 뜬공으로 아웃되긴 했지만, 김태진-이지영-송성문이 잇달아 안타를 치며 순식간에 경기를 5-1로 만들었다. 결국 에스에스지는 모리만도를 내리고 노경은을 올렸지만, 신준우가 회심의 번트 안타까지 성공하며 6-1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특히 이날 타선에서 홍원기 키움 감독의 승부수가 들어맞은 점도 눈에 띈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하는 상황”이라던 홍 감독은 전날 결정적인 수비 실책을 범한 김휘집과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혜성을 과감하게 선발 명단에서 뺐다. 대신 유격수에 신준우, 2루수에 김태진을 투입했는데, 이 카드가 적중했다. 김태진(3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과 신준우(3타수 2안타 2타점)는 이날 타선에서 맹활약했고, 김태진이 6회초 2아웃 주자 만루 위기 상황에서 완벽한 1루 송구로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등 수비 안정감도 더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경기에서 3회말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경기에서 3회말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김태진이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경기에서 2회말 신준우 번트 안타 때 득점한 뒤 더그아웃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김태진이 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경기에서 2회말 신준우 번트 안타 때 득점한 뒤 더그아웃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에스에스지도 쉽게 무너지진 않았다. 에스에스지는 6∼9회초 4이닝 연속 만루 기회를 만드는 등 정규리그 우승팀다운 저력을 보였다. 특히 7회에는 최정이 2아웃 주자 만루 상황에서 적시타를 때리며 2점을 따라가기도 했다. 이날 에스에스지 점수를 모두 책임진 최정은 3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한편 이날 4차전은 경기 시작 약 2시간30분을 앞두고 1만6300석이 모두 팔렸다. 포스트시즌은 이날 포함 14경기 누적 관중 23만883명을 기록했다. 키움과 엘지(LG) 트윈스가 맞붙은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내리 8경기 연속 매진이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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