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가 2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3차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에서 5회 팀의 네 번째 홈런을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4747일 만에 열린 월드시리즈 안방 경기를 홈런 잔치로 장식했다.
필라델피아는 2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3차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경기에서 홈런 5개를 터뜨리며 7-0 대승을 거뒀다. 필라델피아가 안방에서 월드시리즈를 치른 것은 2009년 11월3일 뉴욕 양키스와 5차전 이후 처음이다. 두 팀은 전날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이날 3차전을 치렀는데, 필라델피아 안방팬들 입장에선 그토록 기다리던 경기를 하루 더 기다려야 했던 셈이다.
4747일을 꿈꿔온 안방 월드시리즈. 필라델피아는 13년의 갈증을 해소하듯 홈런을 쏟아냈다. 포문을 연 건 브라이스 하퍼였다. 하퍼는 1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우중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쇼의 막을 올렸다. 이어진 2회말에선 첫 타자 알렉 봄이 초구부터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리며 1점을 추가했고, 2아웃 이후 브랜던 마쉬까지 우중월 홈런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점수는 4-0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필라델피아는 3, 4회 잠시 주춤했지만 5회 들어 다시 홈런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5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카일 슈와버가 2점 홈런을 만들었고, 이어서 리스 호스킨스까지 곧장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점수를 7-0까지 벌렸다.
휴스턴 선발투수 랜스 매컬러스 주니어는 만신창이가 됐다. 이날 4⅓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5탈삼진 7자책점을 기록한 매컬러스 주니어는 홈런만 5개 얻어맞았고, 결국 5번째 홈런을 허용한 뒤 강판했다. 정규리그 때 4승2패 평균자책점 2.27, 포스트시즌 두 차례 선발 등판 때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휴스턴은 매컬러스 주니어의 교체 시기를 놓치면서 대패를 당했다.
홈런이 폭발한 만큼 기록도 쏟아졌다. 이날 필라델피아는 역대 4번째로 월드시리즈 한 경기에서 5개 홈런을 기록한 팀에 이름을 올렸다. 한 경기 최다 홈런 공동 1위다. 필라델피아는 또 월드시리즈에서 5이닝 만에 홈런 5개를 터뜨린 최초의 팀도 됐다. 반면 매컬러스는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초로 한 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내준 투수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우위에 선 필라델피아는 4차전 선발투수로 에런 놀라를 내세운다. 추격자 입장에 놓인 휴스턴은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두 팀의 4차전 경기는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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