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에서 투타 맞대결을 벌이는 엘지 트윈스 고우석(왼쪽)과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아들을 응원할까, 예비 사위를 응원할까. ‘바람의 아들’에게 당장 주어진 숙제다. 어쩌면 답은 쉬운 지도 모른다. 그 자신이 예비 사위와 같은 팀에 몸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엘지(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24일부터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3선승제)를 치른다. 두 팀의 맞대결과 별개로 예비 매제-처형의 투타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엘지 철벽 마무리 고우석이 키움 중심타자 이정후의 여동생, 이가현씨와 내년 1월 결혼하기 때문이다. 고우석과 이정후는 고교 때부터 친한 사이였다. 이정후의 아버지,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현재 엘지 2군 감독으로 있다. 고우석은 올 시즌 구원 부문 1위에 올랐고, 이정후는 타격 5관왕을 차지했다.
이종범 2군 감독은 최근 측근과의 만남에서 “사위(고우석)가 너무 좋다”면서 “플레이오프에서는 당연히 사위를 응원할 것”이라고 속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인 이정후에게는 다분히 서운한 말일 지 모르지만 이종범 2군 감독의 소속은 엘지이기 때문에 당연한 응원일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케이티 위즈를 꺾고 플레이오프에서 아버지와 예비 매제의 팀을 만나게 된 이정후는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지만, 중요한 상황에서는 (고우석을) 안 만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우석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팀은 우리(LG)일 것”이라고만 했다.
고우석과 이정후는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을 벌였는데 두 번 모두 이정후가 안타를 때려냈다. 9회 역전 상황에서 이정후와 고우석이 맞대결을 벌일 찰나에 과연 이종범 2군 감독의 마음은 누구에게로 향하고 있을까.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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