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 트윈스 선발투수 아담 플럿코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쌍둥이의 추격이 심상치 않다.
엘지(LG) 트윈스가 리그에서 7연승을 거두며 또 한 번 격차를 좁혔다. 추격 대상은 1위 에스에스지(SSG) 랜더스. 무기는 단단한 마운드와 막강한 타선이다. 8월 중순만 해도 8경기까지 벌어졌던 차이가 이제는 단 4경기에 불과하다.
‘추격자’ 엘지는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14-1로 완승했다. 특히 선발투수로 나선 아담 플럿코(31)가 빛났다. 플럿코는 이날 6이닝 무실점 2탈삼진 2피안타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시즌 14승(5패)째를 챙긴 플럿코는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는데, 함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 역시 엘지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33)다. 최근 엘지가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온 저력이 마운드의 두 ‘원투 펀치’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엘지(LG) 트윈스 김현수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 1회 때 2루타를 친 뒤 달리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두꺼운 깊이를 자랑하는 타선도 불을 뿜었다. 기선을 제압한 건 ‘베테랑’ 김현수(34)였다. 김현수는 이날 1회초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엘지의 세 번째 타자로 나와 우익수를 넘기는 시원한 2루타를 때리며 2타점을 기록했다. 이후 4회초 엘지는 1점을 추가했다.
급격히 경기가 기운 건 6회초였다. 롯데 선발투수 찰리 반즈(27)가 무사 1, 2루 상황에서 강판한 뒤 마운드에 오른 이민석(19)은 대타로 나온 엘지 홍창기의 희생번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재빠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주춤했다. 이민석은 뒤늦게 1루로 송구했으나, 이 공이 1루수 뒤로 빠져버리며 실점까지 당했다.
흔들리기 시작한 롯데는 이후 2점을 더 내준 뒤 이민석 대신 김유영(28)을 마운드에 올리는 등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엘지는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6회에만 무려 9점을 뽑아냈다. 스코어 12-0.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엘지 트윈스와 경기에서 6회 무사 1, 2루 상황 때 강판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기세를 탄 엘지는 대타로 들어선 이영빈(20)이 7회 2사 1루 상황에서 초구를 화끈하게 쳐내며 사직구장의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까지 추가했다. 이후 9회말 롯데가 1점을 따내긴 했지만, 체면치레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선두 싸움을 벌이는 엘지는 이제 6∼7일 잠실에서 열리는 에스에스지 랜더스와 2연전이 더욱 중요해졌다. 다음 주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 경쟁에 변곡점이 올 가능성도 있다. 애초 이날 에스에스지는 안방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을 예정이었지만,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류지현 엘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에스에스지의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언급하며 “(윌머) 폰트, 박종훈으로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김광현, 폰트가 나오겠네”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우천 취소된 이날 경기에 예정된 선발투수가 상대팀 에이스 김광현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16안타(5홈런)를 기록하며 두산을 16-4로 완파했던 롯데는 이날 오히려 엘지에 15안타(1홈런)를 얻어맞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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