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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하지 않고 당당하게 이어가는 이대호의 ‘라스트 댄스’

등록 2022-08-25 16:27수정 2022-08-26 02:44

2022시즌 뒤 은퇴하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
2022시즌 뒤 은퇴하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
24일 창원엔씨(NC)파크. ‘빅보이’가 9회초 2사 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엔씨 다이노스 마무리 이용찬. 방망이는 호쾌하게 돌아갔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15호 홈런. 현역 은퇴를 앞둔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창원 마산 경기 마지막 연전, 마지막 타석 모습이다.

이대호에게 마산은 특별한 곳이다. 2001년 9월19일 1군 데뷔전을 치른 곳이 마산구장이다. 당시 롯데는 가끔 마산구장에서 경기를 치렀고 상대는 삼성 라이온즈였다. 일본, 미국을 거쳐 국내로 복귀해 처음 치른 경기(2017년 3월31일)도 마산에서 열렸다. ‘빅보이’의 KBO리그 시작과 재시작을 품고 있는 곳이 마산인 셈이다. 마산구장은 현재 창원엔씨파크 옆에 위치해 엔씨 2군 구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23일 경남 창원엔씨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엔씨 다이노스와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 투어에서 아내 신혜정씨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23일 경남 창원엔씨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엔씨 다이노스와 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 투어에서 아내 신혜정씨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이유로 엔씨 구단은 23일 열린 은퇴 투어 행사 때 이대호에게 마산구장 홈플레이트와 앞선 두 경기의 기록지를 담은 액자를 선물했다. 홈플레이트에는 ‘빅보이의 첫걸음’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은퇴 행사 다음날 마지막 걸음이 그라운드를 전부 돌고 밟은 홈플레이트가 됐으니 이보다 더 특별할 수는 없다. 롯데는 창원에서 엔씨와 우천 취소됐던 1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이날이 이대호의 마지막 창원경기는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7월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투어 행사에서 자신의 좌우명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달항아리를 전풍 두산 베어스 사장으로부터 선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7월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투어 행사에서 자신의 좌우명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달항아리를 전풍 두산 베어스 사장으로부터 선물 받고 있다. 연합뉴스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인 이대호의 은퇴 투어는 7월16일 올스타전부터 시작했다. 당시 2만3천명이 넘는 만원 관중이 그의 응원가를 열창하는 모습에 이대호는 그렁그렁 눈물짓기도 했다. 10개 구단 중 첫 테이프는 두산 베어스가 끊었다. 7월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두산은 이대호의 좌우명인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천 달항아리를 선물했다. 두 번째 구단은 기아 타이거즈(8월13일)였다. 기아는 이대호가 9경기 연속 홈런 세계 신기록(2010년·비공인)을 세웠던 광주무등야구장과 이대호의 타격폼으로 구성된 미니어처 트로피를 준비했다. 엔씨가 그다음 구단이었다.

기아 타이거즈가 은퇴 투어 행사 중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에게 선물한 것. 기아 타이거즈 제공
기아 타이거즈가 은퇴 투어 행사 중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에게 선물한 것. 기아 타이거즈 제공
엔씨 이후에는 에스에스지(SSG) 랜더스가 준비중이다. 28일 인천행복드림파크에서 여는데 에스에스지 쪽은 “은퇴 선물은 행사 당일까지 비밀”이라고 밝혔다. 에스에스지에 이어 키움 히어로즈(31일), 삼성 라이온즈(9월8일), 케이티 위즈(9월18일), 한화 이글스(9월20일), 엘지 트윈스(9월22일)가 은퇴 투어 행사를 준비중이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은퇴식 일정은 미정이다. 이대호는 사비를 털어 모자 3000여 개를 자체 제작해 은퇴 투어 때마다 팬들과 상대 팀에 전달하고 있다. 이대호는 “팬들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하고 있다.

프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발목 보호대. 연합뉴스
프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발목 보호대. 연합뉴스
이대호의 ‘라스트 댄스’는 제법 묵직하다. 그는 24일 현재 호세 피렐라(삼성·0.348)에 이어 타격 2위(0.334)에 올라 있다. 이대호가 만약 시즌 타격 1위에 오르면 역대 최고령 타격왕에 등극한다. 최다안타는 공동 3위(139개). 이승엽이 보유 중이던 KBO리그 출신 한국 선수 통산 최다안타 기록(2842개)은 지난 14일 넘어섰다. 이대호는 일본(소프트뱅크 호크스·4년 622안타), 미국(시애틀 매리너스·74안타) 활약 시기를 포함해 프로 통산 2855개(KBO리그 2159개)의 안타를 쳐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팬들은 3000안타를 기원하며 이대호의 은퇴를 만류하기도 한다.

초라하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힘찬 박수를 받으면서 ‘빅보이’의 마지막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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