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루클린부터 로스앤젤레스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다저스의 야구를 전담해온 스포츠 중계 캐스터 빈 스컬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살.
<엠엘비닷컴> 등 미국 언론들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의 발표를 인용해 스컬리가 3일(한국시각)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엠엘비닷컴>은 그의 일대기를 정리하며 “80여년에 이르는 티브이와 라디오 중계 경력 동안 스컬리는 그의 뛰어난 재능과 시대를 초월한 감각으로 단순히 경기의 결정적 순간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숱한 소름을 선사했다. 그를 만나보지 못한 수백만명의 스포츠팬들은 그를
친구이자 신실한 동료처럼 여겼다”고 평했다.
1927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스컬리는 23살이 되던 1950년부터 브루클린 다저스 경기 중계를 시작했다. 이후 1958년 다저스가 로스앤젤레스로 연고지를 옮긴 뒤에도 연을 이어 2016년 10월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기까지 67시즌 동안 ‘다저스의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 기간 스컬리는 1965년 샌디 쿠팩스의 퍼펙트게임, 1974년 베이브 루스의 통산 기록을 깬 행크 애런의 715호 홈런, 1988년 커크 깁슨의 월드시리즈 끝내기 홈런 등을 자신의 언어로 팬들의 추억에 새겼다.
스컬리가 2016년 11월 22일 은퇴 이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 초청받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여 받고 있다. 워싱턴/DPA 연합뉴스
스컬리는 1982년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야구 중계 캐스터로 헌액됐고 1995년에는
평생의 공로를 인정받아 에미상을 받았다. 은퇴한 2016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직접 그의 목에 대통령 자유 훈장을 걸어주었고, 2009년 미국 스포츠캐스터 협회는 ‘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캐스터 50인’을 선정하면서 꼭대기에 스컬리를 올렸다. 그는 다저스가 일군 7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중 6번을 현장에서 지켜봤고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구단으로부터 그의 이름이 새겨진
우승 반지를 선물 받아 인증하기도 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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