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우)가 지난 2일 도쿄 메이지진구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주니치 드래건스와 경기 3회 투런 홈런을 때린 뒤 기념 꽃다발을 받고 있다. 도쿄/교도통신 연합뉴스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괴물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카(22)가 세계 야구사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웠다.
무라카미는 지난 31일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7·9회, 연장 11회
3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린 데 이어 2일 주니치 드래건스전 1·3회에서 2연타석 홈런을 추가했다. 도합
5연타석 홈런. 일본은 물론 한국·미국 프로야구에서도 없었던 신기록이다. 일본에서는
1997년 나이젤 윌슨까지 13명,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020년 호세 아브레우까지 43명, 한국 프로야구(KBO)에서는 2000년 박경완·2014년 야마이코 나바로·2017년 윌린 로사리오까지 3명이
4연타석 홈런에 성공한 적이 있다.
경기 뒤 무라카미는 “4연타석 홈런을 의식하고 있었다. 어젯밤에 홈런을 때리는 꿈을 꿔서 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타석에 섰다. 평소처럼 집중했고 ‘팻 피치’가 나오면 좋은 스윙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정말 왔고, 해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까지
시즌 39호 홈런을 달성한 무라카미는 이미 지난 시즌 세웠던 커리어 하이 홈런 기록과 타이를 맞췄다. 센트럴리그 홈런 2위 오오야마 유스케(22개)를
17개 차이로 앞질러 있고 퍼시픽리그 홈런 1위 야마카와 호타카(30개)보다도
9개가 많다.
2018년 야쿠르트 입단 후 줄곧 2군을 뛰다 9월 1군 데뷔전을 치른 무라카미는 첫 타석 홈런으로 자신의 비범한 앞날을 예고했다. 이듬해 그는 36홈런으로 고졸 2년 차 선수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우며 센트럴리그 신인왕을 받았고, 야쿠르트가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지난해에는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미국과 결승전에서 솔로 홈런을 쏘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대형 거포 에이스의 행보다.
올 시즌 기록은 330타수 106안타 98타점 71득점에 타율 0.321 장타율 0.721. 홈런(39개)의 경우 아직 48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오 사다하루의 일본 타자 시즌 최다 홈런(55개·1964년), 팀 선배 블라디미르 발렌틴의 단일 시즌 최다 홈런(60개·2013년)까지 노릴 수 있는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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