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22 KBO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중상위권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겨레〉는 6월 중순 10개 구단 감독 및 간판 투수, 타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주제는 ‘현재 프로야구 최고 타자, 투수는 누구일까’였다. 〈편집자 주〉
〈KBO리그 10개 구단 설문 응답자 명단〉
[SSG] 김원형 감독 김광현 한유섬 [키움] 홍원기 감독 이정후 안우진 [LG] 류지현 감독 켈리 홍창기 [KIA] 김종국 감독 양현종 나성범 [KT] 이강철 감독 고영표 조용호 [삼성] 허삼영 감독 원태인 피렐라 [두산] 김태형 감독 최원준 김재환 [롯데] 서튼 감독 박세웅 이대호 [NC] 강인권 감독대행 루친스키 손아섭 [한화] 수베로 감독 김민우 정은원(이상 30명)
10개 구단 설문조사 결과 2022 KBO리그 최고 타자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라는데는 이견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고 투수를 꼽는 데는 여러 의견이 나왔다. 팀마다, 선수마다 약점이 있는 상대 투수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구단 감독들 대상 조사에서는 김광현(SSG 랜더스),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이상 3표)이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투수로 지목됐다. 이들 외에 윌머 폰트(SSG), 고영표(KT 위즈),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가 거론됐다.
A구단 감독은 김광현에 대해 “4가지 구종(속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을 똑똑하게 잘 사용한다”고 평했고, B구단 감독은 “원래 가진 구위에 메이저리그 경험이 더해지면서 여유가 생겼다. 슬라이더가 까다롭다”고 했다. C구단 감독은 “마운드에서 압도하는 게 있다. 현역 투수들 중 한 명만 고른다면 당연히 김광현”이라고 밝혔다.
2년 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김광현은 올해 국내 리그로 돌아와 30일 현재 8승1패 평균자책점 1.43(전체 1위)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김광현이 선발 등판한 13경기에서 에스에스지는 단 한 번만 졌다. 92.3%의 팀 승률.
3시즌 동안 국내 무대에서 뛰고 있는 뷰캐넌 또한 높은 점수를 받았다. D구단 감독은 “구종이 다양하고 구위가 뛰어나며 제구력까지 우수하다. 거기에 퀵 모션까지 빨라 작전 야구를 펼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E구단 감독은 “타자의 약점 공략이 뛰어나고 커맨드가 좋다”고 평했고, F구단 감독은 “포수의 도움 없이 이제 한국 타자들과 수 싸움이 된다. 야수들이 도와줬으면 벌써 10승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뷰캐넌은 30일까지 올해 16차례 선발 등판에서 14차례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폰트는 “작년보다 제구력이 훨씬 좋아졌고 변화구 제구가 잘 돼 강약 조절을 잘한다”, 고영표는 “사이드암 투수인데도 치기 까다로운 투수의 유형이 됐다”, 안우진은 “슬라이더가 빅리그급”, 반즈는 “좌타자에게 상당히 까다로운 투수”라는 감독들 평가를 받았다.
10개 구단 대표 타자들은 상대하기 힘든 투수로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 반즈(이상 2표), 폰트, 안우진, 정우영(LG 트윈스) 등을 꼽았다. 타격 수위 경쟁을 펼치는 ㄱ선수는 반즈에 대해 “슬라이더가 나의 스윙 궤적과 잘 맞지 않는다”고 했고, ㄴ선수는 “반즈의 속구와 슬라이더는 거의 비슷하게 들어오는데 슬라이더가 마지막에 변화가 심하다”고 했다. 루친스키는 “공이 실투 없이 구석구석 들어온다”, 안우진은 “슬라이더가 속구처럼 오는데 각이 크다”, 폰트는 “큰 키에서 던지는 속구, 변화구 각이 좋다”는 등의 반응이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은 무엇일까. 폰트와 구창모(NC 다이노스)의 속구, 김광현과 안우진의 슬라이더, 그리고 고영표의 체인지업, 곽빈(두산 베어스)의 포크볼이라는 답이 나왔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각 구단 투수들이 배우고 싶은 구질로도 복수의 답이 나왔는데 ㄷ선수는 “고영표는 속구보다 체인지업 구사율이 높을 때도 많다. 직접 물어보고 연습까지 했는데 안 익숙해진다”고 했다. 이동현 〈에스비에스(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커맨드가 되기 때문에 타자들이 못 친다. 한 경기에서 빠르게, 느리게 던지는 게 마음먹은 대로 제구된다”고 밝혔다.
부상 때문에 지난 5월말 팀에 복귀한 구창모는 묵직한 공을 앞세워 현재 4승1패 평균자책점 1.05의 성적을 내고 있다. 심재학 〈엠비시(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구창모는 던질 때 팔 동작이 워낙 짧아서 공이 잘 안 보이는데 타자들로 하여금 구속이 시속 5㎞ 빨라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현재가 아닌 미래에 초점을 맞췄을 때 제일 무서운 투수는 단연 안우진이었다. 현재는 리그 전체로 봤을 때 2~3선발급이지만 경험이 쌓인 미래에는 특A급 선수가 될 것이라는 데 현장은 한목소리를 냈다. 김광현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구종은 안우진의 슬라이더”라고도 밝혔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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