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에스에스지 랜더스의 경기. 11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두산 조수행이 친 안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으나 더블아웃으로 무산되자 1루 베이스 근처에서 조수행이 아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에스에스지 랜더스의 경기. 두산은 2-2로 맞선 연장 11회말 공격에서 1사 만루 기회를 얻었다. 다음 타자는 조수행(29)이었다.
조수행은 상대 투수 장지훈의 2구째 공을 받아쳐 좌측으로 타구를 날렸고 에스에스지 수비수 오태곤은 슬라이딩을 했지만 타구는 원바운드로 글러브에 들어갔다. 3루 주자 김재호(두산)는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박수를 쳤다. 끝내기 득점을 확신하는 몸짓이었다. 하지만 이후 4심 합의가 이뤄졌고 경기는 12회초로 이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야구규칙 득점 5.08 ‘득점의 기록' (a) 항 부기에 따르면, 주자가 홈에 들어가더라도 △타자주자가 1루에 닿기 전에 아웃되거나 △주자가 포스 아웃되거나 △선행주자가 베이스를 밟지 못해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이뤄지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수비 팀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만루작전을 펼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타구를 잡은 오태곤은 유격수 박성한에게 공을 연결했고 박성한은 2루 주자 정수빈을 태그 아웃시킨 뒤 2루 베이스를 밟아 1루 주자 안재석마저 포스 아웃시켰다. 선행주자가 베이스를 밟지 못해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이뤄지면서 김재호가 따낸 끝내기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2016년 프로 입단한 조수행의 데뷔 6년 만의 끝내기 안타는 그렇게 팀 동료의 안일한 주루 플레이때문에 병살타로 둔갑했다.
충격이 너무 컸던 탓일까. 조수행은 12회초 우익수 수비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면서 1사 1·3루에서 케빈 크론(SSG)의 뜬공 낙구지점을 놓치면서 2타점 3루타를 내줬다. 두산 또한 2-5로 패하면서 치명상을 당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9일 경기 전 “이틀 연속 연장 승부를 해서 선수들이 힘들었나보다”면서 “(주자들이) 끝내기가 나와서 집에 가자 했던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끝내기 상황도 마찬가지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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