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2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와 방문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AP 연합뉴스
부상을 딛고 돌아온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5이닝도 마치지 못하고 조기 강판했다. 류현진이 ‘피기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온 상황이라, 약해진 팀 내 입지를 보여준 장면이란 분석이 나온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2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4피안타 1실점 3탈삼진을 기록한 뒤 강판했다. 투구 수 71개.
류현진은 이날 1-1로 팽팽한 5회말 2사 이후 마운드를 방문한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에게 공을 넘긴 뒤 강판했다. 류현진이 실점 1점 이하 상황에서 5회를 마치기 전에 마운드에서 내려간 건 지난해 4월26일 탬파베이전(3⅔이닝) 이후 약 1년 만이다. 당시 류현진은 엉덩이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몸에 이상이 없고 실점이 1점 이하임에도 조기 강판한 건 류현진이 엘에이(LA) 다저스에서 뛰던 2017년 9월18일 워싱턴 내셔널스전(4⅔이닝) 이후 무려 4년7개월 만의 일이다. 다만 류현진은 당시 투구 수가 98개에 달했다.
류현진은 앞서 지난달 1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서 왼쪽 팔뚝 통증을 느낀 뒤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날 경기가 28일 만의 빅리그 복귀전인 만큼, 조기 강판은 몸 상태를 끌어올릴 시간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다만 앞서 류현진이 피기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몬토요 감독의 언급이 있었던 만큼, 이날 조기 강판은 팀 내 입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피기백은 한 경기에서 선발 투수를 2∼3명 내보내는 전략이다. 몬토요 감독이 류현진을 피기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건, 류현진이 혼자서 경기를 책임지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는 걸 의미한다.
부상과 팀 내 입지 불안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날 류현진은 좋은 투구를 펼쳤다. 몬토요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우리가 알던 류현진이 돌아왔다”고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도 “류현진이 구속을 올린 덕분에 체인지업과 커브의 위력이 눈에 띄었다. 제구도 좋아 투구가 공격적이었다”고 호평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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